[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KB국민은행이 300명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정규직 전환 채용을 마무리했지만 벌써부터 정규직 전환 행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규직으로 전환하긴 했지만 무기계약직 경력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임금과 진급에서의 차별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역대 최대 규모..무기계약직 300명 정규직 전환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8일 실시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고시 결과를 지난 13일 발표했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은 모두 300명. 이는 매년 150명에서 180명이 전환된 것과 비교하면 역대 최대 규모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무기계약직인 비정규직 행원이 정규직 행원으로 '신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전환고시를 매년 1회 실시해왔다.
영업점, 본점, 콜센터 등 사무인력(텔러)으로 입행해 2년간의 계약직을 거쳐 2년간 무기계약직으로 더 일한 행원들 가운데 실적과 고객만족(CS), 자격증 등 일정 조건을 갖춘 행원들이 전환고시 대상자가 되고, 이들 중 성적이 우수한 행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지난 2005년 9월23일부터 올해까지 정규직으로 전환된 행원은 모두 1241명이다.
이번에 전환된 300명의 행원들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천안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았고, 오는 23일 하반기 인사이동에 맞춰 새로운 지점에 배치된다.
◇"4~10년 이상 무기계약직 경력, 정규직 전환 이후엔 무용지물"
어렵게 정규직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들 행원들이 웃을 수만 없는 이유가 바로 경력 문제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무기계약직(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행원의 무기계약직 근속연수를 경력으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전환고시를 거쳐 정규직이 된 행원들은 은행에 사직서를 제출한다. 퇴직 처리와 함께 적게는 4년에서 많게는 10년 이상의 경력이 송두리째 사라지고 근무기간이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그 동안의 비정규직 경력이 송두리째 사라지고 다시 시작되다 보니 승진과 급여, 휴가에서 차별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한 한 행원은 "이번 정규직 전환으로 7년 이상의 비정규직 근무 경력이 통째로 사라졌다"며 "현재 수습기간이라 급여가 이전 비정규직 때보다 현저히 낮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무기계약직의 경력 불인정과 관련해 KB국민은행지부(노조)는 지난 2월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사측을 제소했다. 사측의 정규직 전환방식이 고용상 차별에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무기계약직 경력 인정을 경영진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대졸공채 행원과의 형평성 문제로 경력 모두를 인정하는 것은 어렵고 일부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인사부 관계자 역시 "경력 인정과 관련해 은행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현재 노조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우리은행은 지난 2007년 3100명의 계약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호봉을 그대로 인정해줬고, 기업은행은 최대 4년까지의 경력을 인정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