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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다음 OO안에 들어갈 수 있는 말은? "한번 OO은 영원한 OO." '해병'이라고 답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의 OO은 다름아닌 '사장'이다. 최근 각 증권사 사장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로운 사장을 모시는 증권사들이 많아졌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A사 사장이었던 이가 경쟁업체 B사의 수장이 되는 식의 인사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실제 새로 사장을 선임한 국내 대형증권사 중에선 타 증권사의 사장을 모셔온 경우가 적지 않다. 당장 대우증권의 새 선장 김기범 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당시 메리츠증권에서 사장을 지냈다. 동양증권의 지휘봉을 잡은 이승국 사장은 직함은 '부사장'이었지만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이 일찍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미 현대증권 사장 역할을 했다.
이처럼 경쟁업체의 사장님을 모셔오는 식의 행태는 타 업계에선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업계의 전문성 탓인지 증권업계에서 이런 인사는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임기를 마친 임기영 대우증권 전 사장도 직전 직함이 IBK투자증권 사장이었고,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전 사장은 부국증권,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3개사의 사장을 골고루 역임했다.
'직업이 증권사 CEO'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유관기관의 수장까지 가능하다. 실제 현직 이사장인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은 키움증권 사장 출신이고, 박종수 금투협 회장은 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을 지휘한 바 있다.
물론 이들만큼 증권업계에 정통한 인물이 없고, 자본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주주와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사장을 선출한 만큼 절차적인 문제도 없다.
다만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새어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숟가락 개수까지 훤히 알던 사람이 옆 식당으로 간다고 상상해보라"는 업계 관계자의 말은 증권업계의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