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경고'를 넘어 '비상'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재정위기 시발점이 된 그리스보다도 2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물적 토대가 주저앉은 한국경제의 현주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발표한 '가계부채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로 OECD 평균(73%)보다 8%포인트 높았다. 이는 국가부도 위험에 직면한 그리스(61%)보다 무려 20%포인트 높은 수치다.
◇자료=OECD stats.
더욱이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2006년 이후 둔화되던 가계부채 비율은 2010년 다시 높아져 전년 대비 2.4%포인트 오른 9.8%를 기록했다. 같은 해 GDP 성장률(6.3%)보다 3.5%포인트나 높다. OECD 회원국 중 그리스(12.1%), 터키(10.8%)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증가율이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OECD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3.3%로 낮게 예상한 이유로 높은 가계부채를 지적할 만큼 규모나 증가 속도 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며 "특히 세계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국내경제 회복이 더딜 경우 가계부채가 경제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OECD stats.
보고서는 또 "2011년 기준 가계부채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43%에 달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장기침체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취득세 감면 재개, 양도세 중과 폐지, 주택대출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주택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관리를 위해 가계대출 구조를 고정금리 또는 장기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을 높여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안정적인 금리정책 운영에 대해 주문했다.
보고서는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면 이자부담이 증가해 가계 빚이 늘어나게 된다"며 90년대 초반 북유럽 3국(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의 사례를 예시했다.
정책 당국이 주택시장과 실물경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주택가격이 폭락하고 가계부채가 늘어나 금융위기를 맞았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자 부담만으로도 휘청대고 있는 하우스 푸어의 현실은 중산층의 붕괴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과 궤를 같이 하는 대목이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가계부채 부실은 우리경제의 위험요소 중 하나"라며 "금리수위 조절, 주택거래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중장기적 정책 마련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