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 사이에서 시험에 대배한 '열공 바람'이 일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시험과 승진시험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7월8일에 정규직 전환시험이 실시한다. KB국민은행의 정규직 전환시험은 1년에 한 번 시행하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계약직 행원은 300명이다.
본점과 영업점 그리고 콜센터의 계약직 행원 가운데 인사고과와 실적 등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행원들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이번 시험에 계약직 행원들이 목을 매고 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계약직 행원의 수는 작년의 무려 2배 수준. 여기에 전환될 경우 연봉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행내에서의 입지도 달라진다.
그러나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위한 길은 녹록치만은 않다.
전환시험 과목이 수신, 여신, 외환, 전자금융, 카드, 방카, 신탁, 투자신탁, 컴플라인언스 등 광범위하고 까다로운데다 행원 개인 실적과 고객만족(CS) 평가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행원들 사이에선 떨어뜨리는 시험(면접 전형에 올라가는 수를 대폭 줄이기 위한 시험)이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전환시험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시험을 준비하는 한 KB국민은행 계약직 행원은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연봉은 물론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져 좋긴 하지만,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근무시간엔 실적과 CS에 신경을 써야하는데다 퇴근 후에는 독서실에서 전환시험 공부하는 것이 쉽지 많은 않다"고 털어놨다.
우리은행 행원 역시 '열공 모드'에 돌입했다.
전 행원이 정규직인 우리은행의 경우엔 시중은행의 텔러에 해당하는 개인금융서비스직군 행원들의 개인·기업금융직군 전환시험이 있다. 이 은행은 통상 상하반기 2번(작년 7월, 12월)에 걸쳐 직군전환 시험을 실시한다.
2년 이상 근무한 행원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이 시험에서 직군이 전환되는 행원의 숫자는 두 자리수에 불과하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상반기 시험이 7월로 예상된다"며 "경쟁이 치열해 지금부터 준비하는 행원도 있다"고 전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엔 내년 초에 과장 진급시험(임용고시)이 예정돼 있다. 일반적으로 매년 1월이나 2월에 실시하는 이 시험의 대상자는 5급 행원이다.
지난 3월 농협이 NH농협금융과 경제지주로 분리 출범하면서 NH농협은행은 시험 대상자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오는 10월엔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시험 일정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의 승진시험 역시 난이도가 상당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 과목도 외환, 수신, 여신, 신탁, 카드 등 실무와 농협법, 농협론, 농협회계에다 시험 대상자가 선택하는 전공(경제, 경영 등)까지 폭넓다.
경쟁도 치열하다. 통상 승진시험 경쟁률은 3~4대 1에 달하며, 올 초에 시행된 승진시험의 경우엔 4.73대 1을 기록했다.
과장 승진시험에 합격하면 행내에서 입지를 탄탄히 할 수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임용고시의 대상자와 합격자 수에 따라 매년 경쟁률은 다르지만 경쟁은 치열하다"면서도 "임용고시는 합격만하면 그 다음으로 올라가기에 유리한 자리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 승진시험을 준비하는 한 NH농협은행 행원은 "행내 행원끼리도 1년만에 임용고시에 합격하면 성골, 2년안에 합격하면 진골, 3년만에 붙으면 6두품이라는 이야기를 한다"며 "그만큼 임용고시에 합격하는 시기에 따라서 행내에서의 입지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임용고시 준비를 위해 지난달부터 퇴근 후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며 "주말엔 시험 대상자 4명과 함께 스터리를 하면서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