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일제 조선총독부의 사상전향 사업 등에 가담했던 고 현준호씨의 행적이 항소심 법원에서도 모두 친일행위로 인정됐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조인호 부장판사)는 최근 ㅎ실업 대표 현모씨가 "조부 현준호에 대한 친일반민족행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과 달리 '모든 행위가 친일행위'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현준호씨가 위원으로 활동한 보호관찰심사회의 주된 업무는 조선총독부가 주관하는 사상전향사업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항일독립운동가를 감시하고 황국신민사상을 주입하는 사상전향사업은 우리 민족을 탄압한 친일반민족행위"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현준호씨의) 8년 재임기간인 1940년경만 살펴보더라도 광주보호관찰소의 사상전향자는 133명, 준전향자가 253명에 이른다"며 "현준호씨는 광주보호관찰심사회 위원으로서 우리민족 구성원을 학대하는 등 탄압에 적극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현준호씨가) 우리 민족 구성원을 직접적·적극적으로 탄압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광주보호관찰심사회 위원으로 활동한 전력에 대해서만 친일반민족행위 결정을 취소하고, 나머지 행위는 모두 위원회의 친일행위자 결정을 받아들였다.
현 H그룹 회장의 친조부인 현준호씨는 일제강점기 호남지역의 대표적인 부호로 조선총독부의 자문기관인 중추원 참의, 광주보호관찰심사회 의원, 조선총독부 시국대책조사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1941년 6월쯤 자신의 재산을 기부해 사상보국운동 및 사상범 보호사업을 하는 재단법인 광주대화숙을 설립, 해방 무렵까지 고문을 맡았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이 같은 직책을 맡으면서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2009년 7월 그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