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지난 2010년 후보자 매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은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또 곽 교육감으로부터 돈을 받고 후보직을 사퇴한 혐의로 기소된 박명기 전 서울교대 교수에게 징역 3년 및 추징금 2억원을, 곽 교육감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박 교수측에 돈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에게는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3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동오) 심리로 열린 곽 교육감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 재판부는 곽 교육감의 후보자 매수 행위에 대해 엄히 처벌하겠다고 하면서도 징역형이나 집행유예가 아닌 벌금형을 선고했다"며 "실형을 선고받은 박 전 교수와 비교할 때 심각한 양형의 불균형이 생겼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어 "곽 교육감에 대한 벌금형 선고는 '제3자를 이용하면 법적 책임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침을 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판단조차 하지 않는 오류를 범했다"면서 "곽 교육감은 이미 박 전 교수와의 이면합의 내용에 대해 알고 있었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으로 항소심 재판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곽 교육감 이면합의 내용 알고 있었다"
곽 교육감은 이번 공판에서도 후보 단일화를 위해 금품으로 박 전 교수를 매수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당시 후보 단일화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박 전 교수를 금품으로 매수하지 않았으며, 단지 선의로 준 것"이라고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서울시 교육감 후보 단일화는 당시 박 교수의 사퇴를 의미한다고 생각했다"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어떠한 돈 거래도 허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다만 박 교수에게 2억원을 준 것에 대해서 "'박 교수가 선거 빚으로 힘들어하지만 괜찮은 사람'이라는 강 교수의 말을 듣고 마음을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자신이 생각하는 도덕과 실정법이 서로 충돌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실정법 위반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개인의 차원을 넘어 진보교육의 미래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도덕에 의해 돈을 전달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로 인해 어렵게 된 사람에게 인간적으로 가질 수 있는 선의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곽 교육감은 다만, "내가 당시 박 교수에 대해 '역지사지'로 생각해 그의 심정을 많이 이해하고 아우로 대했다면 이런 일이 있었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곽 교육감은 초반에는 여유있는 모습으로 자신의 입장을 변호했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다소 격양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의 계속되는 질문에 "해도해도 너무하며 이제는 질린다. 계속 반복되는 질문에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소귀에 경읽기다"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전 교수 "1심 재판, 한 사람에게만 유리했다"
박 전 교수 역시 항소심 공판 내내 1심 결과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교수는 "1심 재판은 재판을 받는 한 사람에게만 지나치게 유리한 반면, 다른 한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불리했다"고 호소했다.
박 전 교수는 "나는 곽 교육감에게 금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곽 교육감에게 돈을 계속 요구한 것 처럼 자꾸 사실과 다르게 편파적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19일 곽 교육감이 건넨 2억 원에 대가성이 있다며 유죄를 인정했으나 금전 지급을 전제로한 '후보 단일화' 합의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선의의 뜻'에서 경제적 부조를 한다는 동기가 있었음을 고려해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수감 중이던 곽 교육감은 벌금형을 받고 풀려나 교육감직에 복귀했다.
재판부는 또 함께 기소된 박 전 교수에게는 징역 3년의 실형과 추징금 2억원을,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에게는 벌금 2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판결 직후 검찰은 "상식을 벗어난 판단"이라고 반발하며 즉각 항소했으며, 곽 교육감도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한 부분을 승복할 수 없다"고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