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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홍석우·허창수 긴급회동..'동상이몽'은 여전?
입력 : 2012-04-03 오후 7:53:11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앵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오늘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만났습니다. 홍 장관의 요청에 따른 것인데요, 동반성장을 둘러싼 정부와 재계 입장이 어떻게 정리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산업부 김기성 기자 자리했습니다. 김 기자, 회동은 어떻게 이뤄졌습니까.
 
기자: 네. 말씀대로 홍 장관의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지난주 정운찬 전 총리가 동반성장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는데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동반성장에 대한 정부와 재계의 수동적 자세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대기업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는데요,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는데 대기업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 “동반성장을 말로만 외칠 뿐 고민조차 안 한다” 등 비난 수위가 높았습니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전경련은 과거 정경유착 시대의 보호막 역할을 한 독재정권의 대체물”이라며 전경련 해체를 주장했습니다. 재계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죠. 재계와의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자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나섰습니다. 임기말 상황에서 재계와 불편한 관계를 끌고 가는 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동반성장에 대한 정부 의지를 보이면서 재계 화답을 이끌어낼 필요도 있었습니다. 정치권이 여야 가릴 것 없이 경제민주화, 재벌개혁을 외치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얘기만 전달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앵커: 네. 그러면 회동에선 어떤 얘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30여분의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홍 장관이 취재진에게 간략히 브리핑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납품 단가를 포함한 성과공유제에 대해 대기업 오너들이 적극적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요청했다. 또 대기업에 대한 사회의 좋지 않은 인식이 완화될 수 있도록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투자여건 개선 등 재계의 요청사항도 충분히 들었다. 가능하다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들의 국내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전경련도 성과공유제 확대를 비롯해 정부 요청에 대해 적극 화답했다. 동반성장에 대한 정부와 재계의 확고한 의지가 재확인됐다.” 그러면서 “화기애애했다. 매우 바람직한 자리였다”며 “앞으로 이런 자리를 주기적으로 갖겠다”고 했습니다. 홍 장관이 자리를 뜬 뒤 30여분 넘게 허 회장은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전경련 관계자들과 회동 장소에 남아 후속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진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허 회장을 기다렸는데요, 허 회장은 기자들에게 “홍 장관이 브리핑한 내용 그대로”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가지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허 회장은 “시간을 두고 하자. 천천히 시간을 두고 풀 문제”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성과공유제 확대, 대기업 오너들의 인식 전환 등 동반성장에 대한 전경련의 화답이 있었다는 홍 장관 발언과는 분명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앵커: 허 회장의 작심 발언도 있었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허 회장은 약속시간 10여분 전에 회동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취재진이 정치권의 재벌개혁 움직임과 이로 인한 반기업 정서 확산에 대해 묻자 “기업 투자활동에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한 재계의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드러낸 것인데요, 허 회장은 이어 “선거 지나서 재계 입장을 얘기해야지, 선거철에 얘기한다고 되겠느냐. 표 때문에 얘기하는데”라고 말했습니다. 여야 가리지 않고 경제민주화를 꺼내든 이유가 목전에 둔 총선 표심 때문이라는 얘기입니다. 정치권이 이른바 포퓰리즘에 빠져 재계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는 반감이 짙게 배여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정치권이 허 회장 발언을 전해 듣고 가만있지 않겠네요. 그러면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총선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누가 제1당으로 올라서느냐, 야권이 과반을 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를 전망입니다. 야권이 과반을 넘을 경우 재벌개혁에 대한 구체적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입법의 법제화도 당연히 따를 것이구요. 또 12월엔 대선이 있습니다. 정치지형의 변화와 맞물려 갈 수밖에 없는 시점입니다. 재계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여러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현 정부는 힘을 잃을 대로 잃었기 때문에 현 정부 요청에 대해선 일정 부분은 화답하겠지만 지배구조 개선 등 본질적 문제에 대해선 시간끌기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결국 현 정부가 추진했던 동반성장은 서로의 의지 부족으로 구호에 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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