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28일 2000선을 돌파했던 국내 증시가 6거래일 만에 다시 2000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전날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뉴욕 증시가 하락한 탓으로 풀이되는데요. 앞으로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김용훈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코스피지수가 지난 27일 이후 6거래일 만에 다시 2000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간밤 뉴욕 증시가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확대된 탓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전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1%대 중반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다우지수가 1.57% 하락하면서 200포인트 넘게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54%, 1.36% 하락했습니다.
그리스가 문제였습니다. 그리스는 2차 구제의 핵심 조건으로 모두 2060억유로의 국채를 신규채권으로 교환해야 합니다. 그리스법에 따라 발행된 국채는 채권단의 75% 이상이 교환에 동의하면 나머지에도 강제 적용되는 조항이 합의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리스 국채 교환 마감시한이 임박했음에도 민간채권단 참여율이 20%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진 것입니다.
그리스는 오는 20일 144억유로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그전에 국채교환이 타결돼 2차 구제금을 전달받기 시작하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유로존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1.4%로 기존 잠정치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점도 불안감을 키웠고, 신흥국 대표 격인 브라질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4.8%포인트 하락한 2.7%에 그쳤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앵커: 자칫하면 그리스가 디폴트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불안감을 키웠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장 미국 뉴욕증시에선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가 지난달 중순 이후 처음으로 20선을 웃돌아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월가에선 이날 뉴욕 증시 하락은 벼르고 벼렸던 가격 조장이 현실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혹시나 하는 위험을 덜기 위한 차익실현이라는 설명입니다. 때문에 상황이 마무리 되고 나면 시장은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의견이 비등합니다.
국내 시장 전문가들도 마찬가집니다. 올해 들어 첫 조정인 만큼 이번 그리스 민간채권자의 국체교환 참여율 부족 이슈는 차익실현의 좋은 빌미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앵커: 이날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떨어졌는데, 앞으로 국내 증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기자: 단기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비등합니다만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는 꺽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당장 단기 약세를 전망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유럽의 유동성 공급과 중국의 지준율 인하 등 부양정책이 대부분 공개됐기 때문에 정책발표에 따른 주가 반영은 일단락 됐다는 설명입니다.
두번째는 1분기 실적 발표 결과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4.8%, 7.0%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1분기 이후 실적 반등 가능성인데 현재로선 빠른 속도의 실적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유가 변수가 있는데요.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군사적 마찰을 수반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당장 유가가 어디로 튈지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이날 국내 증시를 끌어내린 것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중국 성장률 둔화라는 악재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에서 목표한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7.5%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목표 성장률 수치만 보면 지난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 8%보다 불과 0.5%포인트 낮은 수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을 축소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는 매해 보수적이었고 낮은 성장률을 제시한 것도 불필요한 논의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실질 성장률을 8.5% 전후로 보는 시각은 무리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대규모 매도에 나설 주체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2월까지 10조원이 넘게 사들인 외국인은 이날 3769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3거래일 동안 약 6500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하지만 이미 중국 변수가 반영된 만큼 추가 매도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입니다.
또 기관투자자가 해 들어 약 1조4000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지난해 순매수 금액 12조원의 10%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는데, 2012년 국민연금 예상 주식 매수규모가 11조3800억원임을 감안하면 연기금의 매도세도 약화될 것이란 논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