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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맞수’ 박희태·박상천, 한날한시 퇴장
입력 : 2012-02-09 오후 12:02:13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1938년생 동갑내기 두 사람이 한날한시에 정계에서 은퇴했다. 여야를 달리 하며 정치적 맞수로 서로를 겨눴던 두 거목의 퇴장이었다.
 
박희태 국회의장과 박상천 민주통합당 의원은 출생지부터 라이벌 운명이었다. 박 의장은 경남(남해)에서, 박 의원은 전남(고흥)에서 같은 해 각각 태어났다.
 
이후 1957년 서울대 법대에 동기로 입학했고, 1961년 고등고시 사법과(現 사법고시)에 나란히 합격해 검찰에 몸을 담았다.
 
이때부터 두 사람의 길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박 의장이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부장검사, 부산지검장, 부산고검장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한 반면 박 의원은 지방청만 전전하다 결국 순천지청장을 끝으로 옷을 벗었다. 호남의 한계였다는 게 박 의원 생각이다.
 
두 사람은 정계 입문도 같이 했다. 1988년 13대 총선을 통해 나란히 여의도에 입성한 것. 그러나 박 의장이 민정당, 박 의원이 평민당으로 속한 정당은 달랐다. 양김이 평정했던 시기였던 만큼 박 의장은 YS의 상도동계, 박 의원은 DJ의 동교동계 핵심으로 성장했다.
 
또 같은 시기 여야 대변인을 맡아 촌철살인 논평으로 각각 이름을 높였다. 박 의장이 사자성어를 인용, 비유화법을 즐겨 썼다면 박 의원은 직설화법으로 유명했다. 1997년에는 여야 원내사령탑인 원내총무에 올라 맞수의 인연을 이어갔다.
 
입각도 시기만 달랐을 뿐 장관직까지 같았다. 박 의장은 1993년 김영삼 대통령 취임과 함께 법무부장관에 임명됐다. 5년 뒤인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했을 때는 박 의원이 초대 법무부장관에 올랐다.
 
질긴 인연은 2012년 2월 9일 20분 간격으로 정계를 떠나는 숙명으로 종결됐다. 다만 박 의장이 돈봉투 파문의 중심에 서며 불명예 퇴진을 했다면 박 의원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자발적 퇴장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친구를 위해 봉사했다는 생각이 있어 기분 좋았다”(박희태) “공격적 맞수가 아닌 협력적 맞수였다”(박상천)고 회고하는 등 그 친분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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