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한나라당이 31일 4.11 총선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공추위) 인선을 완료했다.
그간 당 안팎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던 윤여준·송복·손봉호, 3인의 이름은 빠졌다. 대신 예상 밖의 정홍원 변호사가 위원장으로 깜짝 등장하며 충격을 안겨줬다.
정 위원장이 검찰에서 잔뼈가 굵은 강단 있는 인물이라는 평이지만 정치권과의 접점이 없어 복잡한 당내 사정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제기됐다.
동시에 부위원장에 인선된 정종섭 서울대 법대학장에 대한 주목도가 한층 높아졌다. 인선된 공심위원 중 유일하게 위원장 하마평에 오른 인물로 권영세 사무총장의 대학(서울법대) 동기, 유승민 의원의 고등학교(경북고) 동기로 알려졌다.
권 사무총장은 중립 성향을 자처해왔지만 사실상 친박계로 분류되며 최근 비대위 출범 이후엔 박 위원장의 핵심인사로 자리매김했다. 유 의원은 자타가 인정하는 친박 내 핵심 브레인으로 전문 분야인 경제정책은 물론 정무, 전략에까지 탁월하다는 평가다.
이들과 함께 박 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친박계 최경환 의원이 이번 인선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왔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정홍원·정종섭 정·부위원장과 함께 공추위에 참여한 외부인사로는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박승오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홍사종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진영아 패트롤맘중앙회 회장,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 서병문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 등 총 8명이다.
각각 여성, 과학기술, 문화, 학부모, 중소기업 분야를 대표한다지만 정치권과는 생소해 공천심사를 진행할 현실정치 경험과 정무감각은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들이 박 위원장이 강조하는 ‘국민 눈높이’라는 대외적 상징성에 머물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당연직 공심위원인 권 사무총장과 현기환 위원의 중요도가 커졌다는 게 당내 지배적 분석이다.
현 의원은 이애주 의원과 함께 내부 인사로 공추위에 참여하게 됐다. 두 사람 모두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 중립성을 확보했다는 게 비대위가 밝힌 인선 배경이다.
현 의원은 친박계, 이 의원은 친이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계파 형평성을 고려한 인선으로 보이지만 비례대표 출신인 이 의원이 색채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현 의원에 대한 무게감이 짙다.
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외부인사로는 정종섭 부위원장, 내부인사로는 권영세 총장과 현기환 의원, 세 사람이 공천 작업을 주도할 것”이라며 “사실상 박근혜 직계 공추위가 됐다”고 평했다.
한 친이계 인사는 “이재오, 이방호, 정종복으로 이어지는 18대 총선 공천 라인을 떠올리게 한다”며 “보복이 현실화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속내는 우려였지만 표면적으로는 관망을 유지했다. 친이계를 비롯한 대부분의 의원들은 “일단 과정을 지켜보자. 지금 이렇다 저렇다 말할 단계는 아니질 않느냐”며 칼날을 쥔 박 위원장의 눈에 벗어나려 애썼다.
한편 이날 인선은 박 위원장이 전권을 쥐고 결정한 것으로 권 사무총장을 제외한 비대위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명단을 확인할 정도로 철저한 보안이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 또한 인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누가 특종하는 것보다 모두가 낙종하는 게 낫질 않는냐”며 보안 유지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였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