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전체 시가총액의 30%가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팔면 떨어지고 사면 오르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국내 증시를 전망할 때 외국인의 투자동향을 체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연초 국내 증시가 2500포인트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던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를 점쳤다.
하지만 외국인은 연초 이후 약 9조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고, 연초 2000포인트 위에서 출발한 국내 증시도 전망과는 달리 1800중반까지 주저앉고 말았다.
관건은 내년 외국인의 매매동향이다. 전문가들은 2012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 규모는 약 11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기상으론 상반기에 매수세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 비등하다.
◇ "외국인 14조 주식매수" 빗나간 전망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연초 이후 11월말까지 외국인은 9조6865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가별로 보면 영국(-6조3566억원), 룩셈부르크(-2조3125억원) 독일(-1조205억원) 등 유럽계 자금의 유출이 극심했다. 반대로 미국(5조4844억원)과 중국(1조2241억원) 등에선 순매수를 기록했다.
시기별로는 유로존 위기가 불거진 8월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8월엔 중국을 제외한 전 주요국가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한꺼번이 5조9245억원이 빠져나갔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달 30.2%에서 29.8%로 0.4%포인트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올해 국내 주식 14조원 어치를 살 것이라고 내다봤던 전문가들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전망이 틀렸던 이유는 유럽계 자금과 조세회피지역 자금이 예상보다 강하게 매도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연초 유로존 리스크를 감안해 유럽계 자금이 유출입을 반복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예상을 웃도는 자금유출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조세회피지역 투자자금, 즉 글로벌 헤지펀드가 유럽계 자금과 똑같은 행보를 보이며 국내 증시 급락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 2012년엔 '바이 코리아?' 근거는?
다만 2012년 외국인은 다시 순매수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 근거는 ▲ 한국증시의 저평가 매력 ▲ 유럽·미국 경기둔화에 따른 아시아 통화의 상대적 강세 ▲ 유로존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공급 등 세가지로 압축된다.
코스피 1900포인트를 기준으로 한 국내 증시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8.6배로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10배보다 낮다. 물론 미국, 유럽, 대만, 일본 등 선진시장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도 우호적이다. 대신증권 경제연구소 전망에 따르면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70원대다. 대규모 무역흑자를 보이고 있는 중국이 위안화절상에 대한 요구를 수용하면, 원화도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설명이다.
올해 12월 1조 유로 내외로 추정되는 유로존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공급이 국내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앞서 미국이 2009년 이후 실시한 양적완화(2009년 6월~2011년 5월) 당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8조원에 달했다.
◇ 매수세 상반기에 10조 기대..변수는 헤지펀드
외국인 매수세는 유로존의 유동성 공급 및 추가 공급 기대감이 부각되는 내년 상반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반기로 가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유동성 약발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변수는 글로벌 헤지펀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헤지펀드 주식자금 163억달러(약 18조8000억원) 가운데 한국비중이 6%(2010년 기준)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1조원의 자금이 들어왔어야 했지만 오히려 5조원이 유출됐다.
즉 헤지펀드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주식은 평소보다 약 6조원 가량 적게 갖고 있는 셈이다.
물론 유럽계 자금이 자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에서 또 다시 철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보수적으로 분석해 유럽계 자금이 상반기 3조원 순매수만 보이더라도 헤지펀드 자금이 3조원을 동반 매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승재 연구위원은 "VIX나 VKOSPI 같은 변동성 지수가 지난 9월 50%대까지 급등했다가 현재 27%대로 감소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유럽계와 헤지펀드 자금 6조원에 미국계 자금이 추가되면 상반기 약 11조원 가량의 외국인 매수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