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연말 개국을 앞두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개사가 케이블SO와 채널 협상을 위한 물밑 교섭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복수 MSO 관계자 이야기를 종합하면 종편은 사업자 4개사가 공동명의로 이달 초 공문을 보내 채널 협상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종편사 관계자는 “하루아침에 뚝딱 채널을 배정받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개국 일시를 잡아 놓고 지금은 시기상 SO와 접촉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업계는 종편 4개사가 공동으로 채널 협상에 나선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PP와 SO 사이 채널협상은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게 관례였기 때문에, 신생PP로 이름을 올리게 될 종편이 한 몸으로 움직이며 협상력을 과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종편 4개사 사장단은 지난 달 4일 ‘종편협의회’를 출범하고 남선현 jTBC 사장을 초대 회장으로 뽑아 공조할 채비를 갖춘 상태다.
협상의 양 당사자인 종편과 SO가 ‘본격 협상이 개시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끼는 상황이지만, 업계는 종편이 10번 대에서 연번으로 묶여 채널을 배정 받는 시나리오가 유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상파방송과 맞먹는 규모인 종편이, 현재 KBS2가 포진 중인 7번 등 10번 아래 채널을 공공연히 요구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종편이 실제 채널 10번을 전후로 한 낮은 번호대를 요구할 경우 상황은 보다 복잡해질 수 있다.
이 자리는 이미 KBSㆍMBCㆍSBSㆍEBS 등 지상파방송을 비롯해 홈쇼핑채널 다수가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홈쇼핑채널이 현 번호대를 유지하는 대가로 SO에 내고 있는 ‘자릿세’가 연간 4000억 원을 상회(2009년 방송통신위원회 집계 기준)하는 현실에서 ‘황금채널’에 한해 SO가 기존 채널 배정안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SO는 대외적 발언을 삼가면서도 내심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MSO 한 관계자는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편의 경우 의무재전송 채널로 규정된 까닭에 PP업계에 미칠 여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0여 개에 달하는(올해 3월 방통위 집계 기준) PP는 현재 60~70여 개 수준인 한정된 케이블 채널을 배정 받기 위해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종편 4개가 한꺼번에 개국하면 일반PP가 들어설 자리는 그만큼 줄어든다.
더욱이 종편은 거액을 들여 유명 PD와 작가를 속속 영입하고 대작 드라마를 개국작으로 공개하면서 시선 끌기에 나섰다.
일반PP 보다 규모가 훨씬 큰 MSPㆍMPP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종편 출범으로 업계 변화는 불가피하다”며 “다만 영세한 PP업계가 시장 논리에 밀려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