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여전히 국내 증권사에서 발간하는 기업분석보고서, 일명 '증권사리포트'에서 투자의견 '매도'는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매도' 리포트를 작성한 증권사와 기업 간 관계 악화를 비롯해 기관들에 영업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투자협회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증권사의 금융투자분석사(애널리스트) 및 리포트 현황'에 따르면 작년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은 매수가 79.3%, 보유가 14%인 반면, 매도나 비중 감소 의견은 0.2%에 그쳤다.
이에 비해 지난해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또는 비중감소 의견 비중은 16.8%로 국내증권사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같이 애널리스트가 본인이 탐방하거나 분석한 기업이 '영 아니어도' 매도 의견을 내지 못하는 데는 대기업 등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데 따른 부담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도 리포트를 내면 대기업에서 출입을 막는 것이 보통"이라며 "대기업과 관계 악화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매도 리포트나 다름 없는 '커버리지 제외'(본인의 분석 종목에서 제외한다는 의미) 역시 기업과 관계가 끊어짐은 물론 투자자들에게 수 백통의 항의 전화를 받게돼 업무나 일상 생활조차 유지할 수 없게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토로한다.
그는 또 "영업직이나 다름없는 애널리스트가 증권사 법인팀과 함께 기관에 세일즈(영업)을 할 때 매수 리포트를 들고 가서 주식을 사라고 해야지 매도 리포트로 영업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공매도나 풋옵션 등이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 주식시장 여건 상 증권사 매도 리포트가 기관들에 먹히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편, 작년 국내증권사가 발간한 리포트는 8만4667건으로 2005년에 비해 67% 증가했지만 분석종목은 885종목으로 상장종목(1850개) 대비 48%만 분석돼 일부 종목에만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