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송지욱기자] 전국을 강타한 한파로 정부의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전력수요는 다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최악의 정전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 실패와 대책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이날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낮 12시 현재 전력수요가 7313만7000kW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대치인 지난 10일 7184만kW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며 정부 예측치 7250만kW를 웃도는 수준이다. 최대 전력수요 경신은 올 겨울 들어서만 지난해 12월15일, 이달 7일, 10일에 이어 네번째 기록이다.
특히 공급예비력이 404만2000kW로 예비전력 400만kW에 근접했고, 예비율은 5.5%까지 내려갔다.
정부는 기온이 1도 내려갈 경우 50만kW의 전력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파가 계속될 경우 예비전력이 100kW에 근접하면 일부 지역에서 정전사태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로 떨어지면 석탄발전소 비상출력 운전과 부하 직접 제어, 변압기 전압조정 등의 방법을 통해 단계별로 대응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공공기관 등의 실내 난방온도 준수 등 전기 절약 등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캠페인' 수준의 대책일 뿐 실효성 있는 에너지 절감과 전력 확보 등 뾰족한 대안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해 이상기온에 따른 배추값 파동 때처럼, 이번 이상 한파에 대해서도 전력수요에 대한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발표한 전력대책 담화문에서 ▲ 적정 실내 난방온도 준수(20도이하) ▲ 근무시간 전열기 사용 자제 ▲ 피크시간(오전 10∼12시, 오후 4∼6시)대 전기난방 자제 ▲ 4층 이하 계단 이용 ▲ 점심시간. 퇴근시간 소등. 플러그 뽑기 등 5대 에너지절약을 발표했다.
이날 전 공공기관의 난방온도 18도 이하를 유지하되, 근무시간중에는 개인 전열기 사용이 금지되고 낮아진 실내온도를 위해 '직원 내복 입기운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에너지위기 단계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준비된 조치도 시행해 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캠페인성' 대안에 그쳐 공공기관에서조차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실내 난방을 제한하자 개인적 전열기구 사용이 늘어 오히려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지식경제부는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 20도 유지를 권장하는 동영상과 TV광고를 통해 전력 소비량을 줄이는 범국민적 홍보를 하고 있으나,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초 지식경제부가 올 겨울 최대 전력수요를 7250만kW로, 예비전력비율도 6.5%로 맞추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올 겨울 잇따라 전력수요가 최대치를 경신하고 예측치를 뛰어넘자 정부의 전력 수급관리 능력에도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예비전력이 부족해지면 전력 주파수 전압조정이 어려워져 전기품질에 민감한 산업의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특히, 예비전력이 100만kW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경우 일부 지역은 정전사태도 불가피하다.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이날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전력거래소를 방문해 전력수급계획을 점검하고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당부했다. 정부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추가적인 전력수급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발전소 건설, 발전기 정비일정 조정 등을 통해 공급능력을 최대한으로 확충하고, 부하관리를 통해 피크수요를 억제하는 등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김상석 한국전력 차장은 "전력수요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지난 10일의 최대치와 비교했을 때 예비전력은 엇비슷하다"며 "영광원자력발전소 5기 등 지속적인 추가 전력 확보와 범국민적 전력 줄이기 운동을 통해 전력 소비량을 조절한다면 크게 우려할 수준으로까지 확대되진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8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전열기 사용금지, 실내 적정난방온도 준수 등 에너지절약 실천을 의무화하고, 이행여부를 실태점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