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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오픈AI 상장에 코스피 수급 분산 우려
반도체 고객이자 대체재 된 앤트로픽 11월 상장 돌입
입력 : 2026-10-27 오후 1:41:24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상장(IPO) 일정이 다가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흐름이 이어질 우려가 나옵니다. 코스피를 견인해 온 반도체 기술주는 글로벌 투자자금을 놓고 양사와 경쟁해야 하는 투자 대체재이기 때문입니다. 나스닥 상장 신고서를 제출한 앤트로픽에 대한 기대감에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상승했지만, 기존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하드웨어에 집중돼 왔던 AI 투자처가 분산될 전망입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신고서를 제출한 앤트로픽은 1000억달러(약 132조원)를 조달한다는 목표입니다. 글로벌 대형 IPO에서는 배정된 주식 대금의 100%를 납입해야 하는 데다, 기관들의 초과 청약 경쟁까지 고려하면 전 세계 기관들이 사전에 확보해야 하는 가용 유동성은 목표 조달액의 수배에 달하는 수백조 원 규모로 불어나게 됩니다. 이처럼 거액의 증시 자금이 청약 대기 자금과 납입 재원으로 묶이면서 당분간 글로벌 유동성이 대거 경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 당시 유사한 수급 충격을 겪었던 선례는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합니다. 지난 7월 CXMT의 대규모 공모주 청약일(16일)과 대금 납입일(20일) 사이 글로벌 펀드 자금이 중국 반도체 국산화 랠리로 쏠리면서, SK하이닉스(-15.23%)와 삼성전자(-12.70%)가 급락세를 보이고 코스피 전반이 하방 압력을 받은 바 있습니다.
 
 
 
11월 앤트로픽 상장 일정보다 앞서,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 코스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 실현 심리가 맞물려 글로벌 펀드의 리밸런싱이 조기 단행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현재 국내 증시 예탁금도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추후 IPO 증거금이 풀릴 때까지 국내 증시의 수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입니다.
 
실제로 최근 10거래일간(10월13일~26일)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이 무려 1157만2702주를 순매도하며 지분율을 46.18%에서 46.10%로 끌어내렸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465만8274주를 내다 팔며 외국인 지분율이 48.66%까지 밀려났습니다. 양사에서만 외국인이 1600만주 넘는 물량을 집중 매도한 것입니다.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9월 말 107조원대에서 최근 89조원대까지 3주 만에 18조원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시장은 AI 반도체 수요처로서 앤트로픽 IPO 호재와 빅테크의 자금 조달 부담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앤트로픽의 상장 신청으로 AI 수요 기대가 회복된 만큼, 코스피도 5500선 재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이번 반등은 AI 투자 지속에 대한 기대와 빅테크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메타는 3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로 전환한 가운데 약 350억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을 추진하고, 향후 최대 600억달러의 추가 발행 계획도 제시했다”며 “스페이스X는 GPU 확보를 위해 약 400억달러의 금융리스 약정을 발표해 자체 FCF보다 빠르게 투자를 늘리는 기업들이 증자와 리스 등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처럼 빅테크의 외부 자금 조달은 국내 증시 수급에도 상당한 부담입니다. 메타의 대규모 신주 발행은 최근 금리 인상까지 맞물려 글로벌 증시 자금의 유동성 부족을 야기합니다. 전 세계 투자자의 한정된 가용 현금이 빅테크 증자 소화에 집중되면서, 한국 등 신흥국으로 유입될 패시브 자금 여력도 위축될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IPO가 맞물린 수급 시계를 두 단계로 나누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우선 11월 중순까지는 앤트로픽 상장을 앞둔 글로벌 증거금 마련 및 자금 집중 이슈로 인해, 선행 차익실현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금이 국내 코스피 반도체주로 곧바로 유입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하지만 앤트로픽 상장 직후부터 내년 오픈AI의 IPO 대기 구간 사이에는 숨통이 트이며 외국인 투자금이 국내 반도체주로 유턴해 반등 랠리를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상장 국면의 단기 자금 공백을 지나면, 실탄을 장착한 AI 빅테크들이 본격적인 서버 발주와 설비투자(CAPEX) 재개에 나서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환율 효과와 업황 경계감 속에서 글로벌 펀드들이 10월에 선제적으로 단행한 리밸런싱이 국내 증시에 큰 충격을 줬다"면서도 "하지만 상장 이후 실탄을 장착한 AI 빅테크들의 인프라 투자 랠리가 본격화되면, 국내 증시도 잃었던 외국인 수급을 되찾으며 강한 반전 랠리를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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