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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애셋]힘 받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 주장…여당도 ‘고심’
김민석 “집중 점검” 신중론
입력 : 2026-10-25 오전 9:00:00
이 기사는 디지털자산 전문 매체 <디지털애셋>에서 작성했습니다.
 
[디지털애셋 박범수 기자]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과세를 둘러싸고 ‘준비 부족’을 우려한 유예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유예 필요성과 신중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과세 관련 “집중 점검” 입장을 밝히면서, 유예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자산 과세를 포함한 소득세법을 논의하는 11월 국회 조세소위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입니다.
 
정부는 디지털자산 과세를 2027년 1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국세청도 이에 발맞춰 준비를 진행 중입니다. 기본공제액은 250만원, 세율은 20%(지방세 포함시 22%)입니다. 2027년 거래분부터 적용되고 첫 신고는 2028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와 함께 이뤄지는 일정입니다.
 
내년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국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의를 표현한 이미지. (그래픽=디지털애셋)
 
여당에서도 첫 유예 법안
 
최근 들어 야당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과세 유예 주장에 여당 일부 의원들이 가세하기 시작했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민티07’에서 디지털자산 과세를 집중 점검하고, 연내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부에서도 많이 (얘기가) 나왔는데, 신속하게 정부와 법안 처리 진행 상황을 공유, 점검할 필요성을 느꼈고, 관련해 원내에서 이 부분을 조사, 정리해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여당 대표가 불과 두 달 남짓 남은 디지털자산 과세의 점검을 언급한 건 올해 들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정도의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상 여당도 과세 유예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법안도 발의됐습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4인은 지난 16일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여당에서 나온 첫 유예 법안 발의입니다. 공동발의에는 민주당 13명 의원과 조국혁신당 의원 1명이 참여했습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최민희 의원, 원내정책수석부대표인 김한규 의원 등이 참여한 점도 눈에 띕니다.
 
야당은 바짝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재경위 소속 김상훈·임이자·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재경부·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인프라 미비, 자본 해외 유출 우려, 손실공제의 형평성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이형일 경제부총리와 임광현 전 국세청장을 거세게 압박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3월 송언석 당시 원내대표가 디지털자산 과세 폐지 법안을 대표발의한 뒤 주요 정책 의제로 과세 반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디지털자산 과세는 2030 청년층의 민심과 직결되는 정치적 주제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지난 13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과세에 앞서 정부의 강경한 디지털자산 정책 대응과 관련해 정부가 청년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강도 높게 지적했습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삼프로TV 유튜브에 나와 "지금 디지털자산을 과세하면 시장이 죽는다"며 강한 반대 의견을 펼쳤습니다. 이광재 의원은 국회 예결위원장을, 민병덕 의원은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당내 주요 인사들이 연이어 과세 신중론 내지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입니다.

정부 기류 변화도 감지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당국 수장들의 발언도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인사청문회 때 "디지털자산 과세를 정상 시행하겠다"고 강경하게 말했던 이형일 부총리는 국정감사에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습니다.
 
정부는 또 지난 20일 오전 가상자산거래소 대표들, 전문가들과 만나 과세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권대영 재경부 1차관이 주재했고 원화마켓거래소 대표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전문가 등이 참석했습니다. 권 차관은 "디지털자산 과세제도는 과세의 원칙과 함께 시장 변화와 거래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세심하게 설계·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은 존중돼야 하고, 그 원칙이 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과세 인프라와 시장 규율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과세 준비가 부족하다는 외부 의견을 의식한 발언인 셈입니다. 권 차관은 또 “국가 간 정보 교환 여건,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과 신고 편의 등 준비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것이고, 제기된 의견을 충분히 숙고하고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년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국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의를 표현한 이미지. (그래픽=디지털애셋)
 
임광현 전 국세청장(현 대통령 비서실장)도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현실적인 과세 포착 한계를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개인지갑과 관련해선 거래 포착에 한계가 있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디지털자산 과세 전반에 불가항력적인 한계가 많고 완벽히 과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임 전 청장은 국감 당시 “국회 결정에 따라 과세 집행을 준비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국세청은 집행을 담당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최종적 결정권은 국회가 쥐고 있다고 공을 넘긴 셈입니다. 
 
6개 법안 11월 조세소위로
 
이제 시선은 다시 국회로 쏠리고 있습니다. 재경부는 2027년 세제개편안에 디지털자산 과세 유예 내용을 담지 않았기 때문에 유예를 위해서는 국회가 움직여야 합니다. 국회는 10월 국정감사를 마치면 11월부터 재경위 조세소위를 엽니다. 조세소위는 세법안을 실질적으로 심사하는 국회의 첫 관문입니다. 디지털자산 과세는 소득세법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조세소위를 거쳐 내용이 논의됩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디지털자산 과세 관련 법안은 총 6건입니다. 민주당은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리는 정태호 의원안과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 시행 후 2년 뒤로 과세를 미루는 박민규 의원안이 계류돼 있습니다. 국민의힘도 폐지와 유예 법안을 발의했는데, 디지털자산 과세 자체를 폐지하자는 송언석 의원안과 2년 유예하자는 김상훈 의원안, 3년 유예하자는 정성국·김재섭 의원안 등이 있습니다.
 
조세소위를 시작하면 관련 법안들을 회독하게 됩니다. 1회독을 마치면 논의를 하거나 보류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서 세법 개정안을 확정하게 됩니다. 앞선 유예 결정 때도 조세소위에서 여야가 디지털자산 과세를 두고 논의하다가 11월 말과 12월이 되어서야 결정을 한 바 있습니다. 과세 유예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연말 조세소위에 업계가 주목하는 배경입니다.
 
연말까지 결론 밀릴 수도
 
특히 이번 조세소위의 관전 포인트는 여당 내 유예론이 개별 의원들의 주장에 그칠지, 당 차원의 입장으로 확산할지 여부입니다. 현재까지 정부는 2027년 과세 시행 방침을 유지 중이지만, 여당 의원들이 유예 법안을 발의하고 당 주요 인사들까지 신중론을 내놓으면서 지도부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유예나 제도 보완 쪽으로 입장을 정할 경우 국민의힘과의 합의 가능성도 그만큼 커집니다. 결국 정부의 시행 의지보다 여당이 연말 세법 심사에서 어떤 입장을 정하느냐가 과세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범수 기자 musicisfor@gmail.com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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