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체포된 한인 여성의 머그샷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체포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촬영한 사진이었지만 정작 사람들의 관심은 범죄 혐의보다 외모에 쏠렸습니다. 일부 현지 이용자들은 외모를 칭찬하는가 하면 보석금을 대신 내주겠다는 반응까지 보였습니다.
범죄자나 범죄 혐의자에게 호감을 느끼고 팬을 자처하는 현상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성적·낭만적 매력을 느끼는 현상을 '하이브리스토필리아(Hybristophilia)'라고 부릅니다. 해외에서는 흉악범에게 팬레터를 보내거나 연애 감정을 표현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범죄 혐의자의 외모를 칭찬하는 모든 행동을 하이브리스토필리아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외모에 대한 평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범죄 사실이나 피해자의 고통보다 가해자의 외모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은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런 모습은 해외에서만 나타나는 일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올해 5월 발생한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당시 피의자 장윤기로 추정되는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자 일부 이용자들은 "잘생겼다"며 외모를 칭찬했습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을 두고 피의자의 외모를 평가하는 반응이 등장한 겁니다.
2022년 '계곡 살인 사건'으로 공개수배됐던 이은해의 경우에도 카카오톡에 팬톡방이나 팬클럽을 자처하는 대화방이 만들어졌습니다. 사건의 잔혹성과 별개로 외모와 개인적인 매력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사례를 접할 때마다 의문이 듭니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외모가 사람에 대한 첫인상과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경험합니다. 외모가 호감형이라는 이유로 더 친절하거나 좋은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모와 도덕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잘생기거나 아름답다는 사실이 그 사람의 행동을 정당화해주지는 않습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관심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입니다. 범죄 혐의자의 사진이 공유되고 외모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다 보면 정작 사건의 본질은 뒤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겪은 고통보다 가해자의 외모와 사생활이 더 큰 관심을 받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외모에 매력을 느끼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중대한 범죄 사건과 관련된 인물이라면 조금은 다른 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당 이미지는 챗GPT를 이용해 제작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