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헬스케어 분야의 기술 스타트업들은 관련 분야의 규제 때문에 사업하기 힘들다는데 공감할 겁니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법과 제도가 널뛰면 맞춰 사업을 하던 스타트업을 어쩌라는 것이냐는 푸념이 나옵니다. 특히 최근 시행규칙을 두고 말이 많은 비대면진료를 둘러싼 갈등을 보고 있자면 K-디지털헬스산업의 지속할 수 있을지 의심케 됩니다.
이유인즉슨 오는 12월 24일 전면 제도화되는 비대면진료에 대해 최근 마련된 시행규칙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의료법 시행규칙’과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습니다. 기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서 재진 환자의 인정 기준은 동일 의료기관 6개월 이내 대면 이력을 충족하면 됐지만, 입법안에서는 앞선 조건에 동일 증상이 있다는 점이 추가돼 하나라도 빠지면 초진으로 분류됩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소속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22일 오전 서울 서초에서 ‘의료법 시행규칙안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양균 기자)
또 초진 처방일수도 기존 의료진 판단하에 최대 90일로 설정돼 있었던 반면, 7일에 이력 확인 시 최대 30일, 타 기관 포함 1회로 대폭 제한됐습니다. 초진 환자가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 요건의 경우, 기존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제한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주소지, 실거주지와 같은 시도로 제한됩니다.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 및 건수는 기준 기관별 월 30%였지만, 기관별 반기 30%, 의사는 반기 월평균 500건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소속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22일 오전 서울 서초에서 ‘의료법 시행규칙안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에 시행규칙안의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업계는 비대면진료의 안전성은 획일적 제한이 아니라 의료진 판단과 실효성이 있는 확인 체계로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국내에서 비대면진료 시장 규모는 구체적으로 측정이 어려울 정도로 열악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부터 6년여간 축적해 온 데이터와 노하우는 해외로 K-비대면진료 수출을 기대하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행규칙이 공개되자,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좌절감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모든 정권은 보건의료산업 발전을 기치로 내걸지만, 실상은 각종 규제로 옴짝달싹 못 하게 산업계를 옭아매고 있는 형국입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제도가 기업을 질식시키는 방식을 답습해야 할까요? 그 사이 우리 산업은 고사하고 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