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인천 계양 공공주택지구에서 열린 주택공급 현장 간담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은 '성과주의'에 해당합니다. 20년 만에 다시 등장한 여성 총리도 '성과주의자'로 유명하죠. 최근 임명된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도 국세청 내에서 성과주의자로 평가받았다고 합니다.
성과주의자들은 밤낮 없이 일하고 '일'에만 몰두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오로지 성과를 내는 것만이 지향점이죠. 공무원들의 성과주의는 국민들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죠. 부하 직원이 아니라면요.
그런데 이들의 특징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홍보'에 열을 올린다는 겁니다. 열심히 한 일들이 알려지지 않는 것을 참기 힘들어합니다. 죽어라 노력한 결과물이니 알려지는 걸 바라는 거죠. 이 대통령도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국무회의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정부의 성과에 대한 홍보를 예전 방식에서 벗어나 영향력 있는 방법으로, 동시대적인 소통 방법으로 전환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정부의 성과가 너무 많으니 백화점식으로 나열하지 말고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며 "국정 성과 홍보는 국민 설득과 지지 확보에 매우 중요한 발판이니 국정 홍보 전반을 개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니, 이제는 정부의 국정 홍보 전반도 개선해야 한다는 겁니다. 최 장관 입장에서는 난감할 겁니다. 효과 좋은 홍보라는 것이 '뚝딱' 만들어낼 수 없는 거니까요.
그런데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강력한 홍보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 장관이 밤새워 결과물을 내더라도 이 대통령의 홍보 수단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이 대통령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뉴스가 됩니다. 대통령이 즐기는 X(엑스·옛 트위터)는 더할 나위 없는 '뉴스 메이커'입니다. 대통령은 언론 환경의 불균형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대통령의 X는 늘 다음날 지면 신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X는 실시간으로 온라인 뉴스가 되고 있고요.
하지만 대통령이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세계적 추세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SNS 사용은 세계적 추세입니다. 하지만 사용 방식의 문제라는 본질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부동산 이슈를 이끌며 시작된 대통령의 X 정치는 나름 효과적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이재명정부라면 부동산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결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X 정치가 보였던 홍보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대통령의 X가 국정 홍보에도 쓰이지만, 지금은 '대결 구도'를 야기하는 글들의 비중도 높습니다. 특정 사안에 대해 직접 반박하고 오해를 불식한다고 하지만, 대통령의 반박이 오히려 갈등의 수위를 높입니다. 그러는 동시에 국정 성과에 대한 홍보는 사라지고, '갈등'만이 남게 됩니다.
"정부의 성과가 너무 많다"라고 대통령이 직접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성과를 가리는 주체가 누군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