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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노리는 유통기업
입력 : 2026-10-21 오후 3:04:51
(사진=게티이미지)
 
CJ에 이어 신세계까지 중앙일보 인수전에 합류하면서 범삼성가 기업들이 중앙일보 인수에 손을 잡는 구도가 형성됐다.
 
식품과 유통을 주력으로 삼아온 기업들이 신문사를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중앙일보가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신세계도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오리온은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게 언론 시장 영역이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유통기업 입장에서 미디어와 콘텐츠는 분명 매력적인 확장 분야다. 유통은 상품을 팔고, 미디어는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끈다. 광고와 문화 콘텐츠,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연결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도 충분하다. CJ와 신세계가 중앙일보의 콘텐츠 역량과 자사 사업의 시너지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언론사는 일반적인 유통기업이나 콘텐츠 기업과 다르다. 상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내는 동시에 권력을 감시하고 기업의 잘못을 비판하며 사회적 의제를 형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언론이 사업 확장의 기회일 수 있지만, 독자에게 언론은 기업을 포함한 사회 전반을 감시하는 공적 기구다.
 
문제는 소유와 보도의 독립성을 어디까지 분리할 수 있느냐다. 당장 대기업 계열사와 주요 사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와 언론의 역할이 충돌할 때 독립적인 편집권 지키고, 비판 보도를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한다.
 
인수 주체가 바뀌더라도 언론의 감시 대상과 비판 기준까지 달라져서는 안 된다. 인수 이후 편집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대주주와 계열사에 불리한 보도를 어떤 원칙으로 다룰 것인지, 경영진과 편집 책임자의 권한은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기업은 언론을 통해 사업적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의 신뢰는 특정 기업이 소유한다고 따라오는 자산이 아니다.
 
중앙일보 인수전은 경영권이 어디로 최종 결정되지 문제로 끝나지 않고 새 주인이 대주주주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언론의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사안이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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