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주영 기자] 한때 KBS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는 "소는 누가 키우냐" 등 유행어를 만든 개그 코너 '대화가 필요해'가 방영됐다. 밥상 앞에서 일방형 대화 형식을 취하는 무뚝뚝한 아버지와 그 앞에서 눈치를 보는 아들, 아내가 등장하는데, 이를 희극인들이 맛깔나게 연기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밥상에서 말이 오고 가긴 하지만, 어쩐지 각자의 말만 하기 바쁜 모습에 관객들은 웃음을 터트린다. 아들과 아내가 이견을 내면 아버지는 일관되게 "소는 누가 키우느냐"며 말을 자르거나 호통을 치는데, 그 광경은 우스꽝스럽다 못해 기이하기까지 했다.
이 기이한 불통 풍경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자주 보이는 듯하다. 1인 채널의 시대 쌍방형 소통 창구가 넘쳐나는 가운데 정치인들도 자신의 채널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한 사안을 하나의 관점으로 주장하는 것을 넘어 다른 주장은 '틀리다'고 하기 바쁘다.
요즘의 소통 방식이라면 대통령도 빠질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이후 SNS에 올린 장문의 글만 약 1000건을 넘어선다. 대통령으로서 권위적 소통형식을 내려놓을 뿐 아니라, 지금과 같은 다매체 시대에 국가 원수로서의 새 역량이라는 점도 내세운다. 한편 이 대통령의 게시글 중 칭찬과 격려 즉, 의견 또는 평가인 글은 절반을 차지한다.
이 대통령이 아직도 가부장적 소통방식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생중계 국무회의에서 관료들의 발언 부담 '의견'이 보도되자 "국무회의에서 할 말을 다 하고 있지 않느냐", "이해할 수 없다"며 SNS를 이용해 호통을 친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의견'을 개진한 장문의 글, '서면 제청'도 불만이다. 이 대통령과 의견이 같지 않은 대법관 후보자는 '사전 협의가 되지 않았다'며 다시 제청을 요구한다. 대화를 하자면서 의견을 내면 애먼 소 타령을 하는 아버지는 우스꽝스럽다. 밥상자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무회의에서도, 어디에서도 의견은 다를 수 있다. 그리고 달라야 한다, 민주사회에 대화가 필요한 이유다.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