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더 많은 일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됐지만, 고도화된 AI로 인한 해킹 위협 역시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일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이 내 정보를 위협하는 수단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아날로그 생활방식이 그리워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금융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이날까지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해킹 시도와 정보 유출이 확인된 금융사는 16곳으로, 파악된 개인정보 유출 규모만 약 10만건에 이릅니다. 다행히 계좌번호나 카드번호 등 결제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생활은 편리해집니다. 금융 업무부터 검색과 문서 작성까지 AI가 돕고, 몇 번의 터치만으로 결제와 각종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그만큼 이름과 연락처를 비롯해 금융 거래 내역, 소비 성향 등 디지털 환경에 남는 정보도 많아졌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그 정보가 어디에 저장되고 어떻게 활용되는지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역설적으로 아날로그가 더 안전한 대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일상화하면서 도어락이나 인터넷뱅킹 서비스마저 불안하다는 자조 섞인 농담도 나옵니다. 어떠한 방식이든 인터넷 네트워크와 연결된 환경이라면 해킹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AI 기술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입시 시험에서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사용한 사례가 적발되면서 시험의 공정성 훼손 우려도 나타났습니다. AI가 일으키는 새로운 위협에도 AI 발전을 구속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다만 AI 발전으로 우리가 잃는 것은 무엇인지, 어디까지 개인의 사생활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숙의는 필요합니다.
AI가 일상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시대, 정작 내 정보를 지키기 위해 다시 종이와 오프라인을 찾게 되는 모습은 기술 발전의 씁쓸한 역설입니다.
(이미지=챗GPT)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