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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감시사이
입력 : 2026-10-14 오후 7:08:34
AI CCTV가 시민의 이동과 행동을 추적·분석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사진=챗GPT)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우리는 수많은 카메라의 시야 안으로 들어갑니다. 엘리베이터와 아파트 출입구, 골목과 도로, 지하철역까지 사적 공간을 벗어나면 이동과 행동이 곳곳에서 기록됩니다. 범죄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CCTV 영상부터 찾는 일이 익숙해지면서 이런 풍경도 어느새 당연해졌습니다.
 
이제 CCTV는 단순히 영상을 남기는 장치를 넘어 사람의 행동과 상황을 분석하는 단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지능형 CCTV 고도화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위험 상황의 전후 맥락을 분석하고 대응 우선순위와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관제 시스템을 시범 도입하고 있습니다. 위험을 조금이라도 빨리 찾아낸다면 도시의 안전망은 그만큼 촘촘해질 수 있습니다.
 
CCTV가 사람의 행동을 기록하는 수준에서 위험 상황을 분류하고 분석하는 단계로 넘어가면서, 어디까지 분석을 허용할 것인지라는 질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굴이나 홍채 같은 생체정보와 여러 장소의 영상이 결합돼 개인을 식별하고 이동 경로까지 이어서 파악하는 기술이 보편화된다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그렸던 모습과 현실의 거리는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사적 공간을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일상의 움직임이 어디까지 분석돼도 되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AI CCTV가 축적하는 영상의 양과 활용 범위가 커질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도 무거워집니다. 얼굴과 행동, 이동 경로가 담긴 영상이 해킹이나 내부자의 오남용으로 유출되거나 원래 목적과 다른 용도로 재가공·유통된다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일상이 다른 곳에서 소비될 수 있습니다. 얼굴이나 홍채 같은 생체정보는 한번 노출되면 비밀번호처럼 쉽게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은 공개된 장소의 CCTV 설치·운영을 제한하고, 운영자가 촬영 범위와 보관기간, 접근 권한, 보호조치 등을 포함한 관리방침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정 개인을 인증·식별하기 위해 처리되는 생체인식정보도 민감정보로 다뤄집니다. AI가 영상을 분석하고 여러 정보가 결합되는 시대에는 목적 외 이용과 제3자 제공, 정보 결합의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더 세밀한 기준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고와 범죄를 막기 위해 CCTV와 AI를 활용하는 것과 시민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일은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지는 아닙니다. 기술이 똑똑해지는 속도만큼 시민의 정보를 지키는 법과 통제 장치도 함께 정교해져야 합니다. 안전을 지키는 눈이 어느 순간 일상을 따라다니는 감시의 시선이 되지 않도록 경계를 세우는 것 역시 안전한 도시의 조건입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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