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에 뜻밖의 스타가 등장했습니다. 지난달 18일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발견된 상어 '부캉이'입니다. 길이 약 3m의 상어가 수로를 헤엄치는 모습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친수공원 누적 방문객은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SNS에는 부캉이의 사진과 영상이 쏟아졌고, 관련 캐릭터와 게임까지 등장했습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부캉이의 등장을 두고 "예뻐죽겠다"며 "수조원을 들여도 안 되는 홍보"라고 평가했습니다. 상어 한 마리가 하루아침에 지역의 관광 명물이 된 셈입니다.
그러나 다른 시선도 있습니다. 부캉이의 종은 '흑상어'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 범주인 '위기(EN)' 등급으로 분류한 종입니다. 이 때문에 부캉이의 등장 자체를 해양생태계 변화의 신호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제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부산 기장 연안의 평균 수온은 2024년 기준 2000년보다 약 1.2도 상승했습니다. 올해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 출현 건수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해수온 상승에 따른 먹이생물의 분포 변화가 상어의 연안 출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부캉이는 그저 먹이를 따라 수로에 들어왔다가 굽은 수로 구조 때문에 출구를 찾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상어 한 마리의 등장을 반기기에 앞서, 그 상어가 살아가는 바다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는 있습니다.
사람들은 부캉이에게 이름을 붙이고, 사진을 찍고, 오래 머물러 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부캉이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환호보다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바다일 것입니다. 부캉이를 향한 관심이 그가 떠난 뒤에도 이어졌으면 합니다. 상어 한 마리의 안부를 넘어, 그 상어가 살아갈 바다의 안부까지 묻는 관심으로 말입니다.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경관수로 일대에서 시민들이 상어 '부캉이'의 유영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