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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입력 : 2026-10-13 오후 9:00:29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가수 악동뮤지션의 노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처음 들었을 때 참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사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너'와 함께하는 시간이 결국 이별로 이어진다면, '너'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이별까지도 포함되는 것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조금 다르게 읽힙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너'이지, 이별 뒤에 남을 무기력과 그리움까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수 악동뮤지션. (사진=뉴시스)
 
 
물론 누군가는 또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고, 저 역시 시간이 지나면 지금과 다른 해석을 하게 될지 모릅니다. 이처럼 같은 노래도 경험과 생각이 달라지면 전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또 예전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노래 가사나 책 속 문장이 뒤늦게 마음에 와닿기도 하고, 청년 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삶의 고민을 나이가 들어서야 이해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사람과 상황을 마주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세대와 계층 간 갈등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지금은 서로 다른 입장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도 나이가 들거나 처한 환경이 달라지면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이해가 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대면'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난 6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와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의 1단계 공론화 결과에서도 대화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세대와 입장을 가진 참여자들이 일자리 문제를 논의하면서 기존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제를 발견하고, 각자의 이해를 넓혔다는 것입니다. 대화가 언제나 합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런 변화의 필요성과 정부의 사회적 대화 복원 의지가 맞물리면서, 27년째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민주노총도 복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7일 열린 회의에서는 재적 대의원 과반을 채우지 못해 복귀 안건을 표결에 부치지 못했습니다.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충분한 토론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채 논의가 멈춘 것입니다.
 
최근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가 인상 깊었던 점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기도 하고, 처음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제와 우선순위를 발견하기도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모든 쟁점에서 의견이 일치할 수는 없고, 대화가 곧 합의를 보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더라도 서로의 생각을 듣고 차이를 확인하는 과정 없이는 접점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사회적 대화의 출발점은 거창한 합의나 완벽한 조건이 아닐지 모릅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더라도 일단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려는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다 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상대의 사정을 살피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접점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단번에 좁히기는 어렵겠지만, 대면은 서로의 간극을 조금씩 좁혀갈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윤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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