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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도미노 인상'
입력 : 2026-10-08 오전 11:18:17
(사진=뉴시스)
 
장바구니가 갈술록 무거워지고 있다.
 
물리적인 무게가 아닌 해마다 인상되는 가격으로 인한 체감 무게가 늘 버겁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 익숙했던 가격표가 어느새 달라져 있고 그나마 묶음으로 세일하는 상품을 집어 들어도 주머니에서 지출되는 금액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최근에도 우유와 커피, 빵과 과자, 라면과 즉석식품 등 장바구니 물가와 맞닿아 있는 품목들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원재료, 부자재 가격이 오르면 제조사가 가격을 올리고, 제조사의 부담이 커지면 외식업체가 가격을 조정한다. 여기에 물류비와 인건비, 환율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야말로 도미노 인상이다.
 
식품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을 결정할 때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국제 곡물가격, 원당과 카카오 등 주요 원재료 가격, 환율, 포장재와 물류비 상승 등 비용 부담이 누적됐다는 설명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가 오르는데 판매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식품은 다른 소비재와 달리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티기 더 어려운 구조다. 원재료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만큼 환율 변동에 민감하고, 원재료를 확보해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는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는 속도가 늘 식료품 가격 인상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다는 불평이 나오기 마련이다.
 
더구나 식료품은 소비를 아예 중단하기 쉽지 않다보니 매일 먹어야 하는 우유와 계란, 쌀과 라면, 빵과 식용유 등은 가격이 조금씩 오르더라도 결국 장바구니에 담아야 한다.
 
그래서 식품 물가 상승은 체감도가 높다.
 
통계상 물가 상승률이 크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의 가격이 오르면 실제 체감 물가는 훨씬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식품업계의 고민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기업 역시 비용 상승을 무한정 떠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결국 생산과 유통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원재료 조달부터 제조·유통까지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적 요인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영역은 없는지, 유통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붙고 있지는 않은지도 따져봐야 한다.
 
다만 물가를 잡겠다는 명분으로 기업에 무조건적인 가격 동결을 요구하는 방식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 기업의 원가 부담을 외면한 채 가격만 누르는 것은 결국 다른 형태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 원재료 시장과 환율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물류·인건비 등 국내 비용 부담도 쉽게 낮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한 품목의 가격 인상이 다른 품목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커피값이 오르면 카페 가격이 오르고,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빵과 라면 가격이 영향을 받는다. 원재료와 제조, 유통, 외식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는 식품산업의 특성상 가격 인상의 파급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단순한 몇몇 제품의 가격 인상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품목의 가격표가 연쇄적으로 오르는 식료품 가격 인상 도미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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