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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 국감' 자초하는 국회
입력 : 2026-10-03 오전 6:00:00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작 물어봐야 할 사람들의 출석이 잇따라 무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인사들이 증인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입니다. 상품 도입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이 증인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ETF 논란을 손실 규모만 놓고 볼 일은 아닙니다. 애초에 왜 이 상품을 도입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판단이 있었는지부터 짚어봐야 합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충분했는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질문에 "어떤 과정으로 (도입을) 결정했는지 세부적인 절차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누군가는 결정을 했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국회가 해야 할 일은 그 '누군가'와 결정 과정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국감에서는 이 과정을 물어볼 핵심 관계자들이 빠졌습니다. 권대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에서 금융정책을 검증해야 할 인사가 국감을 앞두고 재정경제부 1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결과적으로 국회의 직접적인 검증이 어려워졌습니다.
 
인사 배경을 두고 섣불리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국회가 따져 물을 기회가 사라진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국회가 정부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감은 증인을 많이 세우는 자리가 아닙니다. 꼭 필요한 사람을 불러 필요한 질문을 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핵심 정책을 둘러싼 관계자는 빠지고 기업인들은 줄줄이 국감장에 세우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국감의 본래 취지도 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인에게 물어야 할 현안이 있다면 당연히 물어야 합니다. 하지만 국회가 정부 정책을 감시하는 것이 국감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결국 국감의 성패는 증인 숫자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누구를 불러 무엇을 확인할 것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올해 국감이 또다시 '맹탕'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여야가 증인 채택부터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이 사실상 물거품됐다. (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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