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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스마트폰의 생존 전략
입력 : 2026-10-02 오후 5:46:51
‘가성비폰’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더 많은 메모리와 높은 사양을 싼 가격에 제공하던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공 공식이 흔들리면서다.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삼성전자와 애플보다 가격 경쟁력으로 성장해온 업체들의 충격은 더 크다. 이에 제품 전반의 사양을 끌어올리기보다는 배터리·화면처럼 소비자가 쉽게 체감하는 곳에 힘을 싣는 방식으로 ‘가성비’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의 샤오미 매장에서 직원이 샤오미의 새 폴더블 스마트폰 ‘샤오미 18 폴드’를 체험하는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보다 12% 감소한 10억49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5%, 4% 증가하지만 샤오미는 30%, 오포와 비보는 각각 2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시장 재편을 촉발하면서 선두 업체와 중저가 중심 업체 간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중저가폰 시장의 경쟁은 비교적 단순했다. 경쟁사와 비슷한 가격에 메모리를 더 넣고 카메라와 프로세서 성능을 높이는 식이었다. 하지만 메모리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낮은 마진을 감수해 높은 사양을 제공하는 전략은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업체들이 저장용량과 카메라 구성을 줄이는 등 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 소비자가 쉽게 차이를 느끼는 영역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대화면과 대용량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아너가 올해 선보인 ‘파워2’에는 1만80mAh(밀리암페어시) 배터리가 탑재됐다. 비보·오포·샤오미 등도 1만mAh급 배터리를 적용하거나 관련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시그마인텔은 ‘대화면+대용량 배터리’ 흐름이 중저가 제품으로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봤다.
 
이는 한정된 원가를 모든 부품에 나눠 쓰는 대신 화면과 배터리처럼 체감하기 쉬운 곳에 선택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에 가깝다. 일부 부품에서 비용을 아끼더라도 소비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의 만족도를 높인다면 ‘가성비’라는 강점을 이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들의 스펙이 늘었다고 해서 소비자의 체감 가치까지 함께 커지는 것은 아니다. 1만mAh 배터리도 용량만큼 실제 사용시간이 늘어나야 하고, 커진 화면은 휴대성과 무게라는 불편을 상쇄해야 한다. 카메라나 프로세서 성능을 낮췄다면 일상적인 사용에서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하도록 소프트웨어를 다듬는 능력도 중요하다. 중저가폰 생존전략의 성공 여부는 소비자가 실제 사용 과정에서 얼마나 분명한 개선을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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