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AI 해킹 공격의 위험
입력 : 2026-10-02 오후 5:09:17
은행은 우리가 흔히 보안이 가장 철저한 곳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는 곳입니다. 고객의 돈과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여러 단계의 보안 장치를 갖추고 지속적으로 외부 공격에 대비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이런 은행마저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해킹의 사정권에 들어오는 시대가 됐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AI가 단순히 공격자의 명령을 수행하는 도구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시스템의 취약점을 탐색하고 공격을 반복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조합하는 수준에 이르면 공격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공격자가 직접 시스템을 분석하고 취약점을 찾아내 이를 공략하기 위한 코드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만큼 상당한 전문지식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신할 수 있게 된다면 공격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해킹에 필요한 기술적 진입장벽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예전 보안 전문가와 AI를 활용한 해킹 공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때만 해도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었습니다. AI가 실제 공격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고 기존 보안체계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최근 다시 이야기를 나눠보니 분위기는 달라져 있었습니다. AI를 활용한 공격이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방어하는 쪽에서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변화일지도 모릅니다. 공격자가 AI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수많은 취약점을 찾고 공격 방법을 바꿔가며 반복적으로 시스템을 두드린다면, 사람이 일일이 이를 찾아 대응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AI가 공격을 시도하는 속도에 맞서려면 방어하는 쪽에서도 AI가 이상 징후를 찾아내고 대응하는 체계가 필요해지는 겁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공격자가 더 강력한 AI를 활용하면 방어자는 이를 막기 위해 다시 더 발전된 AI를 도입해야 합니다. 방어 기술이 발전하면 공격자는 이를 우회할 새로운 방법을 AI를 통해 찾아낼 겁니다. 사이버 보안의 싸움이 사람과 사람의 대결에서 AI를 활용한 공격과 AI를 활용한 방어의 경쟁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I가 직접 취약점을 찾아 공격하는 이야기는 먼 미래처럼 들렸습니다. 전문가들조차 그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I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AI 방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AI 해킹의 가장 큰 위험은 특정 시스템 하나가 뚫리는 데 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공격의 속도와 규모, 그리고 공격자가 갖춰야 했던 능력의 기준 자체를 AI가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에 맞춰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사이버 보안의 방식도 다시 달라져야 할 시점이 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이런 은행마저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해킹의 사정권에 들어오는 시대가 됐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