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 의정활동으로 지급한 정치컨설팅 비용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실제 어떤 용역을 제공받았는지와 지급액이 적정했는지를 두고 질의가 이어졌고, 후보자 측은 정책환경 분석과 홍보 자문 등을 받은 정상적인 계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치권의 외부 컨설팅은 이미 드문 일이 아닙니다. 한 언론사가 2024년 국회의원 정치자금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42명의 의원이 9억293만5000원을 컨설팅 비용으로 지출했고, 일부는 매달 정기적으로 자문료를 지급했습니다. 최근에는 지방선거 당시 후보들의 회계자료를 토대로 적지 않은 정치컨설팅 계약과 비용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다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여론 분석이나 선거 전략, 메시지 관리 등에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 자체를 문제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의원실에는 입법과 정책, 정무와 지역구 업무를 담당하는 여러 명의 보좌진이 있지만 별도의 경험과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도 있고, 컨설팅의 형태와 가치 역시 계약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정치컨설팅이 일회성 용역을 넘어 상시적인 정치활동의 한 영역이 됐다면 지출 사실뿐 아니라 무엇을 제공받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자금법은 수입·지출 명세와 영수증 등 증빙자료를 회계보고하도록 하고 있지만, 돈이 오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과 실제 자문의 내용과 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국회사무처의 입법정책개발비는 여론조사나 용역비를 집행할 때 결과보고서를 제출해 지출 내용을 증빙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입법정책개발비 설명 책자에 명시돼 있고 실제 결과물도 자료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치자금으로 장기간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는 컨설팅 역시 자문 범위와 업무 내역, 결과물을 확인할 최소한의 기록은 남길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컨설팅이 전문화되고 상시화될수록 이를 검증하는 방식도 함께 정교해져야 합니다. 얼마를 지급했는지만큼 무엇을 제공받았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정치자금의 투명성도 높아집니다. 정치의 견적서에는 금액뿐 아니라 그 대가로 무엇을 샀는지도 적혀 있어야 합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