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퇴직한 인사들이 대형 로펌으로 꾸준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10대 로펌에 둥지를 튼 금융당국 출신만 254명에 달하는 가운데 올해는 8개월 만에 47명이 이직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위·금감원 퇴직자 가운데 10대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인원은 총 254명으로 확인됐습니다. 금감원 출신이 216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금융위 출신은 38명이었습니다.
퇴직자들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김앤장이었습니다. 해당 기간 김앤장으로 이직한 금융당국 출신은 81명으로 전체의 약 3분의 1에 해당합니다. 이어 태평양 37명, 화우 35명, 율촌 30명, 광장 28명, 세종 24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김앤장 이직자만 놓고 보면 금감원 출신이 69명, 금융위 출신이 12명이었습니다.
대형 로펌행은 최근 들어 더욱 잦아지는 모습입니다. 10대 로펌으로 이동한 금융당국 퇴직자는 2023년 30명에서 2024년 39명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에도 같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8월까지 이미 47명이 이직했습니다. 금감원 출신 37명과 금융위 출신 10명으로, 지난해 전체 이직자 수를 8명 웃도는 수준입니다.
로펌 이직을 전후로 보수 수준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금융위 출신의 경우 김앤장으로 옮긴 12명의 월평균 보수월액이 이직 전 734만원 수준에서 이직 후 3183만원으로 뛰었습니다. 화우는 588만원에서 3854만원, 태평양은 935만원에서 4100만원으로 각각 증가했습니다.
금감원 출신 역시 대형 로펌으로 이동한 이후 보수가 높아졌습니다. 김앤장 이직자 69명의 월평균 보수월액은 1334만원에서 3360만원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화우는 1354만원에서 2703만원, 율촌은 1399만원에서 2552만원으로 각각 상승했습니다.
금융당국 퇴직자의 로펌행이 이어지면서 전관 활용에 따른 이해충돌 가능성도 관리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와 제재 등을 담당하는 만큼, 퇴직자가 재직 당시 쌓은 업무 경험이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금융회사의 감독·제재 대응 업무를 맡는 과정에서 적절한 업무 제한이 이뤄지고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한 의원은 금융당국 출신의 대형 로펌 이직과 관련해 국정감사에서 이들의 구체적인 업무와 금융당국 접촉 현황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퇴직자에 대한 취업심사와 업무취급 제한이 실제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여의도 빌딩들이 구름에 가려져있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 (사진=뉴시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