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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의 단골손님은 '해킹'
입력 : 2026-09-27 오후 1:35:07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는 해마다 '단골손님'이 있습니다. 통신비가 비싸다는 질타가 이어지고, 통신 품질이 도마에 오릅니다. 글로벌 플랫폼 대표를 불러놓고 정작 속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지적도 반복됩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과방위 국정감사 증인 명단을 보면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침해사고에 대한 책임입니다. 
 
올해 과방위 국감에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정보보호 책임자들이 나란히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티빙에서는 최주희 대표와 함께 모회사인 CJ ENM의 윤상현 대표도 국감장에 불려 나옵니다. 지난해부터 통신사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서 해킹과 개인정보 침해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감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보안'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송기헌 민주당 의원이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안의 위상이 달라진 모습이기도 합니다. 과거 기업의 정보보안은 전산 담당 부서가 챙기는 기술적인 문제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수천만명의 개인정보가 오가는 플랫폼과 통신서비스에서 보안 사고는 서비스 신뢰는 물론 기업 경영까지 흔드는 문제가 됐습니다. 해킹 한 번에 최고경영자(CEO)가 사과하고, 막대한 과징금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보안은 조금 억울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사고가 터지면 왜 막지 못했느냐는 질책이 쏟아지지만, 사고가 없을 때 이뤄지는 투자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습니다. 보안 인력을 늘리고, 낡은 장비를 교체하고, 시스템을 점검하는 데 돈을 써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 성과를 숫자로 보여주기도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투자를 미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그 대가는 한꺼번에 돌아옵니다.
 
그래서 올해 국감장에 앉을 증인들에게 던질 질문도 달라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어떻게 뚫렸나'를 따지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보안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위험 신호를 알고도 미룬 것은 없는지, 경영진은 보안을 비용으로 봤는지 투자로 봤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킹은 뚫린 뒤에야 모습을 드러내지만 보안은 뚫리기 전부터 시작됩니다. 올해 과방위 국감이 물어야 할 것도 어쩌면 '왜 뚫렸느냐'보다 '뚫리기 전에 무엇을 했느냐'인지 모릅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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