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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지방, 찾아가는 지방
입력 : 2026-09-22 오후 4:52:22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부산의 미래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거쳐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해상 운송로입니다. 기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항로보다 운항 거리를 단축할 수 있어 물류비 절감과 해운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북극항로 개척을 계기로 부산을 글로벌 해양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입니다.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부산항을 중심으로 해운과 물류, 조선, 금융 등 연관 산업의 성장 기회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지역이 가진 지리적·산업적 강점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입니다.
 
정부와 부산시 해양수도 조성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한 데 이어 해운기업의 본사 이전과 해양산업 클러스터 조성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글로벌 해운·물류기업 유치와 해사전문법원 설립, 해양금융산업 육성 등을 통해 관련 산업의 집적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행정과 경제 기능을 지역으로 분산해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기관의 주소를 지방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지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전 기관이 지역 산업과 어떤 연계를 맺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산업 육성과 함께 정주 여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공공기관이 이전하더라도 직원들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거나 주말마다 수도권으로 돌아간다면 지역에 뿌리내리기 어렵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자녀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인구 유입과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역균형발전은 사람과 기관을 지방으로 보내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지역의 산업적 강점을 살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그곳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람이 떠밀려 내려가는 지역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균형발전의 과제입니다.
 
북극항로 시범운항 앞둔 '팬스타 아크로호'.(사진=뉴시스)
이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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