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시민들이 유영하는 상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산 북항이 뜻밖의 '핫플'이 됐습니다.
지난 18일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3~4m 크기의 상어가 나타난 건데요. 무태상어로 추정되는 이 상어가 며칠째 수로를 떠나지 않자, 상어를 직접 보려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SNS에서는 "상어 팝업스토어가 열렸다"는 농담까지 나왔습니다.
경제 효과도 꽤 확실했습니다.
친수공원 인근 편의점 매출은 전주보다 48.6% 늘었고, 상어를 찍으려는 사람들 덕에 보조배터리 매출은 무려 815.5% 증가했습니다. 죠스바와 고래밥, 아기상어 상품까지 덩달아 잘 팔렸습니다. 공원에 하나뿐인 카페는 주문량이 폭증하면서 사장님은 상어에게 "고등어라도 사다 주고 싶다"는 농담을 건넬 정도였습니다.
돈 들여 축제를 열고 홍보해도 만들기 어려운 북적임을 상어 한 마리가 만들어낸 셈입니다. 또 '상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아기상어'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핑크퐁 관련주까지 장중 급등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수온 상승으로 국내 연안에서 무태상어 출몰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난류성 어종이 들어오고, 이를 먹이로 삼는 상어도 함께 우리 연안으로 들어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북항의 상어 역시 먹이를 따라 들어왔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구경한 건 귀한 손님이면서, 동시에 바다가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도 있다는겁니다. 고수온은 상어를, 상어는 사람을 불러와 매출을 만든 구조입니다. 기후위기의 한 장면이 지역경제에는 때아닌 호재가 된 겁니다.
아직 북항의 상어는 떠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상어가 바다로 돌아간 뒤에도, 이번 만남이 남긴 건 '특수'라는 두 글자만은 아닐 겁니다.
우리가 줄을 서서 본 건 한 마리의 상어였을까요, 달라지고 있는 바다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