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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인증서 획득한 AI
입력 : 2026-09-21 오후 5:51:58
인터넷에서 오랫동안 인간과 기계를 구분하는 장치로 쓰여온 것이 캡차(CAPTCHA)입니다. '나는 로봇이 아닙니다'라는 문구 아래 체크박스를 누르거나, 여러 이미지 가운데 신호등이나 자동차가 있는 칸을 고르는 방식입니다. 인간에게는 간단하지만 컴퓨터에게는 어려운 이런 방식으로 그동안 '인간 증명'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AI)가 이 인간 증명서를 받아냈습니다. 오픈AI의 최신 AI 모델 '아스트라(Astra)'가 48단계 캡차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고 합니다. 왜곡된 문자를 읽고, 이미지를 판별하고, 화면의 특정 요소를 클릭하고, 퍼즐과 게임을 수행하는 과정을 거친 뒤 마지막에 실제로 '인간 인증서'를 받았습니다.
 
오픈AI 인공지능(AI) 모델 'GPT-6 아스트라'. (사진=오픈AI)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아스트라는 화면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이해하고, 적절한 행동을 선택한 뒤, 그 결과를 확인하고 다음 행동으로 이어가는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AI가 단순히 답을 생성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컴퓨터를 직접 조작하고 현실의 작업을 수행하는 단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미지 속에서 사물을 구분하는 능력이 생성형 AI의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됐습니다. 이제 화면을 보고 판단한 뒤 실제 마우스와 키보드 동작까지 연결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 평가 기준이 빠르게 낡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간이 AI에게 내준 시험을 AI가 통과하면 인간은 다시 더 어려운 시험을 만들고, AI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시험에도 도전합니다. 이제는 AI를 평가하는 속도보다 AI가 발전하는 속도가 더 빠른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간인지 확인하기 위해 만든 시험을 AI가 통과했다는 건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을 나누던 기준들이 이제 정말 흐려지고 있다는 뜻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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