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명절 밥상머리에서 집값 얘기 한 번쯤은 나올 겁니다. 올해는 유독 할 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파트 값이 언제까지 오르나 싶었는데 이제는 중저가 지역도 모두 상승세 입니다.
현재 상황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9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6% 올랐습니다. 전주(0.20%)보다 상승폭이 줄었고요.
KB국민은행 조사로도 0.23%(8월31일)→0.22%(9월7일)→0.20%(9월14일)로 3주째 힘이 빠지는 것처럼 보입니다.근데 상승폭이 줄어든 건 아주 비싼 아파트가 몰린 강남3구 이야깁니다. 일반 국민이 기본 20억원 넘는 집 가격이 빠지는 건 별로 의미가 없죠.
반면 동대문·도봉·성북·중랑구 같은 비강남권은 오히려 상승폭을 더 키웠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출 규제가 비교적 덜한 15억원 이하 단지로 2030 무주택자와 신혼부부들이 몰려간 건데요. 강남이 잠잠해진 만큼 그 수요가 다른 곳으로 옮겨간 '풍선효과'라고 보면 됩니다.
근데 진짜 문제는 매매가 아니라 전세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올해 들어 9월 둘째 주까지 7.79% 뛰었는데, 이건 작년 같은 기간(1.16%)의 4.7배에 달하는 겁니다.
성북구는 연간 전세 상승률이 12.84%로 매매(14.01%)와 나란히 서울 1위에 올랐고, 그동안 마포·용산·성동 같은 한강변 동네에서나 봤던 국민평형(전용 84㎡) 10억원짜리 전세가 성북·동대문·노원구에도 등장했습니다. 집을 안 사고 버티려던 사람들이 전세로 밀려갔는데, 정작 전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된 겁니다.
정부는 8·13대책을 포함해 벌써 여섯 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글쎄요. 다주택자 양도세를 세게 매기니 팔 유인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매물이 꽁꽁 잠겨버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매매 시장이야 강남권 조정으로 잠시 숨을 고른다지만, 전세는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연휴 이후 시장의 향방을 가를 열쇠도 결국 정부의 추가 공급대책이 전세난까지 건드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어 보입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