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아이의 로그아웃
입력 : 2026-09-18 오후 5:28:14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폰과 SNS가 아이들의 일상 깊숙이 들어오면서 부모의 통제나 아이 스스로의 절제만으로 사용 시간을 조절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화면을 끄게 해야 한다는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아이들의 온라인 활동을 어디까지 제한해야 하는지를 두고는 아직 뚜렷한 사회적 기준이 없습니다.
 
한국은 올해 3월부터 초·중·고교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습니다. 학교가 학습권 보호를 위해 교내 스마트기기의 사용과 소지를 제한할 수 있는 내용도 법률에 명시되면서, 적어도 수업시간만큼은 스마트폰 사용에 분명한 선을 긋게 됐습니다.
 
해외에서는 규제 범위가 학교 밖 SNS 이용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호주는 주요 SNS가 16세 미만의 계정 생성과 유지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고, 유럽연합(EU)도 13세 미만의 SNS 접근을 막고 13~14세는 부모가 관리하는 제한 계정만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한국이 교실 안에서 스마트폰을 제한했다면 해외에서는 일정 연령까지 SNS에 들어가는 문턱 자체를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호주의 시행 결과를 보면 계정을 막는 것과 실제 이용을 줄이는 것은 같지 않았습니다. 제도 시행 3개월 뒤 16세 미만의 SNS 계정 보유 비율은 52.4%에서 42.1%로 낮아졌지만, SNS를 이용했다고 답한 비율은 85.9%에서 81.5%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계정 없이 콘텐츠를 보거나 다른 서비스로 옮겨갈 수 있어 아이들의 온라인 활동 자체를 끊어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결과는 규제가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라 무엇을 막고 무엇을 남겨둘지를 더 세밀하게 따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수업을 방해하는 스마트폰 사용은 제한할 필요가 있고 어린 이용자를 중독성이 강한 서비스에서 보호할 장치도 필요하지만, 모든 이용을 한꺼번에 차단하면 아이들의 활동이 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갈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제 논의는 ‘막을 것이냐 말 것이냐’보다 아이들의 나이와 이용 서비스에 따라 어디까지 제한할지를 정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교육과 또래 소통에 필요한 사용은 보장하면서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서비스에는 분명한 보호 장치를 두고, 아이가 무엇을 볼지 판단하며 스스로 화면을 끌 수 있는 힘도 길러줘야 합니다. 아이를 온라인에서 완전히 로그아웃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안전하게 접속하고 스스로 멈출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박선영 기자
SNS 계정 : 메일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