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청와대는 ‘진솔한 소통’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국민이 궁금한 것은 수사가 아니라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입니다. 집값보다 먼저 흔들린 것은 정책에 대한 신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내놓았다가 여론과 정치권 반발 속에 일부 수정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이어 농지 전수조사 역시 현장 혼란을 이유로 강제 처분을 완화하는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두 사안은 성격이 다르지만 시장이 받아들인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원칙이 자주 바뀐다는 것입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여당 의원들조차 “세제 개편의 목표가 불분명하다”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정부는 ‘거주 중심’과 ‘공정 과세’를 내세웠지만, 비거주 1주택 예외 규정과 종부세 적용 범위를 둘러싼 혼선은 정책의 철학보다 예외와 수정이 먼저 부각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시장 역시 냉정합니다. 서울 핵심 지역은 상승세가 이어지는 반면 지방과 수도권 외곽은 미분양 부담이 커지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공급 확대를 약속해도 실제 공급 시기와 규모가 불투명하면 실수요자는 기다리고, 투자자는 관망합니다. 정책이 가격을 움직이기 전에 심리를 먼저 움직인다는 사실을 정부가 잊어선 안 됩니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부동산은 더욱 민감한 사안입니다. 여론을 반영하는 유연성은 필요하지만, 그때마다 정책이 흔들린다는 인상을 주면 예측 가능성은 사라집니다. 부동산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높은 세금도, 강한 규제도 아니며 내일 또 바뀔지 모르는 정책입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대책의 나열이 아닙니다. 종부세 개편의 최종 원칙은 무엇인지, 공급 확대는 언제 현실이 되는지, 규제와 세제가 어떤 기준으로 유지될 것인지 분명히 설명하는 일입니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집값이 아니라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