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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의 몰락
입력 : 2026-09-15 오후 5:07:58
(사진=뉴시스)
 
'Just Do It'
 
광고계에 길이 남을 상징적인 슬로건을 앞세워 수십년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최정상 자리를 지켜온 나이키가 휘청이고 있다.
 
한때 나이키의 로고인 ‘스우시’만 봐도 누구나 나이키를 떠올렸지만, 지금의 나이키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나이키의 위기는 몇 년 전부터 예상됐던 일이었다. 스포츠 브랜드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변하는 동안 나이키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경쟁사 대비 비싼 가격만큼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며 경고음이 꾸준히 들려왔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는 러닝 열풍이 일고 있지만 러너들 사이에서 나이키 러닝화는 내구성과 착화감이 떨어진다는 악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는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나이키코리아의 매출은 2026 회계연도 기준 1조 7936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하며 3년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나이키는 오랜 기간 혁신적인 제품과 강력한 브랜드 파워,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와의 협업을 앞세워 시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디다스와 뉴발란스, 온, 호카 등 경쟁사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했다.
 
특히 러닝과 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나이키니까 산다’는 공식도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나이키가 호기롭게 추진했던 소비자 직접 판매(D2C) 전환은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나이키는 백화점 등 중간 유통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소비자 직접 판매(D2C)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했지만 이는 오히려 소비자 접점을 오히려 좁혔고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제품 혁신이다. 나이키가 과거 시장을 선도했던 것은 단순히 유명한 브랜드였기 때문이 아니다. 에어맥스, 에어조던, 플라이니트 등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을 끊임없이 내놓으며 소비자가 나이키를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쟁 브랜드들이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을 앞세워 나이키의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사이 나이키는 과거의 영광에 기대 제품 혁신을 소홀히 했다.
 
한정판 콜라보레이션이나 리셀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며 핵심 기술력을 상실했고 이는 곧바로 내구성, 품질 하락 문제로 이어졌다.
 
이달에는 급기야 미국 상장사 중 우량기업으로만 구성된 S&P100 지수에서도 퇴출당했다. 나이키는 2008년 말부터 줄곧 S&P100에 포함돼왔지만, 이번 퇴출로 나이키는 더 이상 블루칩이 아니라는 결과를 확인받았다.
 
결국 나이키의 위기는 과거 나이키라는 이름만으로는 시장을 지배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데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제품 혁신, 신제품 인프라를 제때 구축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나이키의 흥망성쇄는 국내 기업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국내 기업들도 시장의 압도적인 1위라는 현재의 지위에 안주하는 순간, 언제든 나이키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브랜드의 명성은 과거의 혁신으로 만들어지지만, 그 가치는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로 유지된다. 결국 시장의 변화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끊임없이 내놓는 기업만이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
 
'Just Do It' 결국 지금 나이키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혁신적인 행동일 것이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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