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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전쟁’의 시대
입력 : 2026-09-15 오후 5:07:38
러시아와 5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열병식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지난달 35주년 독립기념일에 맞춰 진행한 행사에서 장병이 없는 ‘무인 열병식’을 진행한 것이다. 무인 드론이 키이우 상공을 날았고 총포를 단 무인 차량이 시가지를 달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져 온 화력 경쟁이 AI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수도 키이우에서 열병식을 통해 드론·로봇 전력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현대로템(064350), LIG D&A(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등 ‘K방산’은 과거의 한계를 벗어나 서유럽까지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 같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무기를 선호하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된다.
 
K방산의 서유럽 공략은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던 결과로 분석된다. 가격과 성능이 보장된 제품을 국가 요구에 맞춰 조정하면서, 현지 생산까지 더해 정비와 교육도 지원하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방산업체들은 폴란드와 스페인 등에서 현지 업체들과 협력해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완제품을 판매하던 통상의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부터 정비·교육까지 현지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이다.
 
업계에서는 방산 호조세를 이어가려면 미래 전쟁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크라이나의 선례처럼 이미 드론이 전쟁의 주요 무기로 자리 잡으면서 ‘무인 전쟁’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드론과 무인 차량, 이를 지휘·통제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 역시 미래전투체계에 대한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8~11일(현지시각)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제34회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 2026)’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과 다목적 무인기가 연동되는 ‘차세대 공중 전투 체계(NACS)’ 개념을 제안한 바 있다.
 
문제는 미래 전쟁에서의 경쟁력이다. 전문가들은 드론의 기술 경쟁력에서는 미국과, 생산량에서는 중국과 격차가 큰 점을 문제 삼는다. 지난달 해군의 해상 전투실험 과정에서 중형 자폭무인기가 전투실험을 시작하자마자 추락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겸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소장은 “현재 우리 현실을 직시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술적으로도, 제도적으로도 성장 방향을 점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래 전쟁에서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과 여전히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다. 수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전장에 맞는 기술 경쟁력까지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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