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과 P-8 해상초계기가 해상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국방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위한 현지조사단을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하면서 정부가 본격적인 파병 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파병 전력으로는 P-8A(포세이돈) 해상초계기가 거론됩니다. 다만 국방부는 파병을 전제로 한 조사단 파견이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9일 "호르무즈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해 현지조사단을 지난 주말 파견했다"며 "현지조사단은 해당 지역 정세와 안전 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며 "파병과 관련해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사단 활동과 상관없이 파병은 신중하게 논의될 것이고, 결정이 되더라도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조사단의 규모나 일정, 방문 지역 등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닫았습니다.
군 안팎에서는 조사단 파견 지역이 UAE라는 점에서 아크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부다비 스웨이한 자이드 밀리터리 시티 등에 대한 파병 여건을 확인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아크부대 주둔지 인근에는 UAE군 합동항공사령부가 있어 활주로와 정비 시설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병 전력으로 해군의 최신 해상초계기 P-8A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설과 작전 여건 등을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소수의 국방부와 합참, 해군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지난 주말 출국해 이번 주까지 현장 점검을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상황에 따라 체류 일정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사단이 귀국하면 다음 주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 등에 활동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이 보고가 바로 파병 결정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군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 소식통은 "조사단의 활동 결과를 어떻게 보고할 지도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정부의 기류가 '신중 모드'인 만큼 활동 결과가 보고되더라도 바로 파병 결정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언제가 됐든 NSC 회의에서 파병을 결정을 하더라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후에도 국회에 파병동의안을 보내야 하고, 국정감사 등 국회 일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회 동의 절차를 밟는 데도 상당한 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회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파병부대 구성, 인원 선발 등의 행정절차와 구성된 파병부대에 대한 사전 교육훈련도 필요합니다. 단순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이라크 에르빌에 파병됐던 자이툰부대의 국회 파병 동의가 2003년 4월2일, 부대 창설이 2004년 2월23일, 에르빌 전개 완료가 2004년 7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호르무즈 파병도 1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판단입니다.
이와 별개로 파병을 위한 선행 작업이 진행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최근 합참이 중동 지역에 파견된 인력을 일부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을 위한 4단계 기여 방안 중 2단계인 인력 파견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1단계인 지지 표명은 이행한 만큼 2단계인 인력 파견과 3단계인 정보 공유를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바레인에 나가 있는 일부 인원이 늘어난 건 맞지만 청해부대 활동과 관련해 미국 해군 중부사령부의 통제를 받는 연합기동부대 CTF-151에 파견된 인원"이라며 "현재의 호르무즈 상황과 직접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