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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상법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입력 : 2026-09-07 오후 5:09:22
소수주주가 추천한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집중투표제2인의 감사위원을 의무적으로 분리 선출하도록 한 2차 개정 상법이 10일 본격 시행된다. 이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로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제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정기 주주총회 입장 대기하는 주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집중투표제는 여러 명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받아 이를 특정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1998년 첫 도입됐지만, 정관으로 이를 배제할 수 있어 그동안 기업들이 채택해 오지 않았는데, 이번 개정 상법으로 인해 배제가 금지됐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는 지난 7월 개정 상법으로 시행된 이른바 3%룰과 맞물린다. 분리 선출되는 감사위원을 뽑을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합산 3%로 제한되는데, 오는 10일부터는 분리 선출 대상이 2명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대주주의 의사와 무관하게 선임될 수 있는 이사회 구성원이 늘게됐다.
 
하지만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 제고라는 취지와는 다르게 개정 상법과 관련한 기업들의 대응은 다소 아쉽기만 하다. 이미 기업들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를 줄이고 임기를 조정하는 일련의 꼼수를 통해 소수주주가 추천한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낮추는 사전 작업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5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전년과 비교할 수 있는 269개사의 전체 이사 수는 1733명으로 지난해 1780명보다 47명 감소했다. 대표적으로는 카카오(-14), 롯데(-13), 삼성(-9), LS(-7), 한화(-6) 등이다. 기업들은 이 같은 이사회 축소로 독립이사(사외이사) 비중이 늘어 이사회 독립성이 강화됐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지만,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사 수의 모수를 줄여 내년 주총에서 소수주주가 추천한 이사의 진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밑작업이라는 비판이다.
 
또한 이사들의 임기를 조정·분산해 특정 시점에 다수의 이사가 동시에 교체되는 것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이사들의 임기를 다르게 설정하면 주총에서 선임하는 이사 수가 줄어 소수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의결권을 모으는 효과는 반감된다.
 
물론 기업들의 우려도 일리는 있다. 소수주주 추천 이사들의 이사회 내부 갈등과 이에 따른 경영 활동 제약, 그리고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어느 정도 상존해 있는 까닭이다. 이에 상법 개정으로 주주 권익 보호가 향상된 만큼 경영권 방어 수단도 형평성에 맞게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기업들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개정 상법의 취지가 무력화 돼서는 안 된다. 그동안 이어져 온 대주주의 독단적 이사회 구성과 꼼수는 더는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는 뜻이다. 선진화된 이사회를 위한 소수주주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와, 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적극 입증해 이사회 중심 경영 체계를 구축하는 기업이 뉴노멀이 될 때, 고질적 병폐로 지목된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해소될 수 있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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