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 부동산 세제 관련 정부안을 수정해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당초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비거주 1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 기조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년 3개월 만에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지고, 부동산 여론이 악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여기에 종부세 세 부담 상환을 150%에서 200%로 올리려던 방침도 철회하고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1주택자 보유세 강화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당초 정부안은 실거주 1주택자를 우대하고, 비거주·고가주택 보유자에 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이었다. 그러나 일부 경제지를 중심으로 주요 일간지까지 '1주택자까지 투기꾼으로 몰았다' '세금 폭탄'이라며 비판 여론이 강했다.
여당 의원들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결국 정부의 당초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5년 기준 법인을 포함한 전체 종부세 대상자는 53만8439명이며, 2026년 개편안 기준으로는 1주택자는 공시가격 14억원을 초과해야 종부세 대상이 된다. 과거 종부세 도입 당시에는 대상자가 3만9000명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당초 종부세는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세금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수의 고액 부동산 보유자를 겨냥한 세금이다. 그런데 마치 국민 전체에 세금이 증가한다는 식의 보도가 쏟아지면서, 여당 의원들도 위축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 때 실패했던 부동산 정책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과거에도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예고했지만, 일부 여론에 흔들려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런 흔들림은 결국 정책에 대한 신뢰로 연결된다. 더불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정책 동력은 힘을 잃을 수 있다.
그럼에도 하나의 희망은 아직 정부가 공급 방향에 대한 정책을 강화하면서 부동산 잡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 "계곡 정비보다 집값 잡기가 더 쉽다"고 공언했다. 이 말을 지킬 수 있게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관철되길 바란다.
2026년 세제개편안이 최종 확정된 1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고,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경우 비거주 때 기본공제 금액을 각각 9억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려던 기존 안을 완화해 각각 6억원으로 조정했다.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현행 150%를 유지한다. 정부는 당초 직전 연도 총 보유세 상당액의 150%인 세부담 상한을 200%로 높일 계획이었지만 이를 철회했다. (사진=뉴시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