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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수습용 세제 개편안
입력 : 2026-09-01 오후 8:35:55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방향을 틀었습니다.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9억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한 것입니다. 주택분 및 토지분 종부세의 세 부담 상한선 역시 올리지 않고 기존 150% 수준으로 원상 복귀시켰습니다. 시장의 거센 반발과 당정 협의 끝에 나온 29일 만의 '유턴'입니다.
 
이번 수정안은 정책 기조의 전향적인 변화라기보다, 떨어지는 대통령 지지율을 수습하기 위한 '미봉책'에 가깝습니다. 새로운 세제 정책이 한 달 만에 기존 제도로 회귀했다는 점은 당초 세제 개편안을 입안하는 과정 자체가 치밀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입증한 셈입니다. 현장의 여건이나 세부적인 파급 효과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정교하지 못한 안을 내놓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아울러 이번 수정은 원칙 없는 후퇴라는 한계도 보여줍니다. 부동산 정책을 이끌던 정책 컨트롤타워가 갑작스레 직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당장 반발이 거센 일부 지표만 손질했을 뿐, 양도소득세 혜택 감소나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 핵심 쟁점들은 그대로 둔 채 국회로 공을 넘겼습니다.
 
과세 기준이 단기간에 흔들리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은 떨어지고 덩달아 정책 신뢰도도 낮아집니다. 정부 정책의 생명은 예측 가능성과 신뢰에 있습니다. 거센 비판에 못 이겨 일부 조항만 핀셋 수정하는 방식으로는 시장의 혼란을 잠재우기 어렵습니다. 지지율에 오락가락하는 땜질식 대응이 아닌, 정책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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