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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실리’ 표심…사측에 남은 ‘숙제’
입력 : 2026-09-01 오후 2:51:39
현대차 노조가 파업까지 진행하며 강경하게 나갔던 이번 임금협상은 잠정합의안 투표에서 60%를 훌쩍 넘는 찬성률로 통과됐다. 강하게 밀어붙였던 노조가 실리를 챙긴 결과로 볼 수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열린 자동차업종 공동파업대회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
 
이번 합의안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규모 면에서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여기에 정년 문제까지 안정적으로 매듭지으면서, 파업 결의로 회사를 압박한 끝에 조합원들이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성과를 받아냈다. 물가와 금리 부담이 큰 시기일수록 노동자들은 불확실한 명분보다 당장 확인 가능한 보상을 원하기 마련인데, 현대차 노조는 그 눈높이에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조합원들의 계산도 빠른 가결로 이어진 이유 중 하나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임금 손실이 커진다. 강경 투쟁으로 최대한 얻어낼 걸 다 얻어낸 상황에서, 더 끌어봐야 실익보다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서자 조합원들은 지체 없이 표를 던졌다. 실리와 손익을 함께 따진 결과라는 뜻이다.
 
비슷한 시기 SK하이닉스가 잠정합의안 부결을 겪은 사례를 함께 보면 이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을 현금과 자사주로 나눠 지급하는 안을 냈다가 반대 50.08%, 찬성 49.92%라는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는데, 변동성이 큰 주식은 조합원들에게 확실한 이득으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는 사측에는 숙제를 남긴다. 이제 조합원들이 명분보다 손에 잡히는 실리를 기준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이번 표결로 다시 확인된 만큼, 회사도 매번 파업까지 갔다가 막판에 통 큰 보상안을 꺼내는 협상 방식을 되풀이하기는 어렵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노조 입장에서는 강경 투쟁이 곧 실리 확보의 지름길이라는 학습 효과만 쌓이게 된다. 결국 조합원들이 무엇을 실리로 받아들이는지 미리 읽고, 파업이라는 압박 없이도 설득할 수 있는 협상 카드를 갖추는 게 사측의 다음 과제로 남았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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