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영화 <오디세이>가 <스파이더맨 4>를 제치고 외화 1위에 올랐습니다. 어릴 적 만화책으로 접했던 일명 '귀향길' 이야기가 지금 다시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CGV 전주효자점에 영화 <오디세이> 포스터가 걸려있다. (사진=윤금주 기자)
영화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목마' 작전으로 승리를 거둔 뒤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립니다.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고, 오디세우스는 수많은 위기와 선택을 마주합니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자신이 평생 믿고 따랐던 규범과 충돌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손님과 주인이 서로 신뢰하고 베풀며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제우스의 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트로이 목마 안에 병사들을 숨겨 적의 성을 공격하며 이 법을 스스로 깨뜨립니다. 필요한 선택이었지만, 자신이 믿어온 규범을 어겼다는 사실은 깊은 고뇌로 이어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법이 항상 본래 취지대로 작동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 오디세우스가 귀향을 떠난 사이 고향에서는 수십 명의 구혼자들이 그의 집에 머물며 재산을 축내고 음모를 꾸밉니다. 손님을 보호하고 환대해야 한다는 전통이 오히려 악용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전통과 규범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공동체를 유지하려면 오랜 시간 쌓인 원칙과 질서가 필요합니다. 다만 전통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그대로 지켜야 하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시대가 바뀌면 과거에는 유효했던 규칙이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본래 취지와 달리 누군가에게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랫동안 유지된 제도와 법이라고 해서 지금도 최선의 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지켜야 할 원칙은 지키되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와 관행은 끊임없이 돌아보고 고쳐야 합니다. 변화 앞에서 전통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무엇을 바꿔야 할지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