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와 마루공원 일대 전경. (사진=뉴시스)
서울의 주택 공급을 둘러싼 논쟁이 또다시 ‘어디에 지을 것인가’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부는 용산공원을, 서울시는 탄천물재생센터를 내세웁니다. 부지는 다르지만 시민이 궁금한 것은 하나입니다. 언제, 얼마나, 실제로 공급되느냐는 것입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2차 회동은 그 간극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정부는 도심 공급의 상징으로 용산을 이야기했고, 서울시는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용산은 공원 보존이라는 가치와, 탄천은 시설 이전과 재원 마련이라는 현실과 맞부딪힙니다. 해법은 달라도 공급까지 10년 안팎이 걸린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탄천이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강남권에서 보기 드문 39만㎡ 규모의 대규모 공공부지이자 대청역과 수서 접근성을 갖춘 입지입니다. 여기에 청년주택과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함께 조성해 일자리와 주거를 결합한 ‘청년 특화 산업단지’ 구상은 기존 공급 논의와 결이 다릅니다.
해외사례에서 보면 영국의 포이어(Foyer), 프랑스의 아비따 쥔(Habitat Jeunes) 등은 청년에게 집만 제공하지 않습니다. 임대주택과 함께 취업, 교육, 생활 지원을 묶어 ‘자립’을 목표로 합니다. 청년 주거를 복지나 부동산 정책이 아닌 도시 경쟁력의 문제로 바라보는 접근입니다. 오 시장이 탄천을 단순한 주택단지가 아니라 산업과 주거를 결합한 자족형 거점으로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렇다고 비전만으로 공급이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탄천의 최대 변수로 물재생시설 이전과 인허가를 꼽습니다. 새로운 부지를 발굴할 때마다 주민 설득과 행정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기존 재건축·재개발의 용적률을 높여 도심 안에서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결국 용산과 탄천의 논쟁은 ‘공원이냐 개발이냐’의 선택이 아닙니다. 어느 부지가 더 상징적인지를 겨루기보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로드맵을 얼마나 빠르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인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집은 구호가 아니라, 결국 실행으로 증명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