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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입력 : 2026-08-26 오후 3:07:03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기업의 전략은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사업을 떼어내 독립시키는 것도, 다시 합치는 것도 경영 판단의 영역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누구에게 어떤 가치가 돌아갔느냐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있는 SK사옥. (사진=SK)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은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해 SKIET를 만들었다. 당시 내세운 논리는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분리막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당시 분위기는 화려했다. 시장은 분리막 사업의 미래 가치에 열광하며 높은 가격표를 매겼다. 상장 후 주가는 한때 24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축제의 이면에서 성장의 과실을 가장 먼저 수확한 것은 모회사였다. 대규모 구주매출을 통해 2조원대의 막대한 현금을 거머쥐었다. 상장할 때는 투자자에게 성장의 기회를 열어준다고 했지만, 정작 가장 확실한 이익을 챙긴 주체는 따로 있었던 셈이다.
 
7년이 흐른 후, SKIET의 지난달 주가는 1만1840원까지 추락했다. 주가가 바닥을 치자 SK이노베이션은 재무 안정성과 효율성 제고를 명분 삼아 SKIET를 다시 품겠다고 발표했다. 떼어낼 때는 독자 생존과 성장성을 외치더니 상황이 꼬이자 슬그머니 거둬들이며 수시로 얼굴을 바꾼 것이다. 결국 7년 전 시장을 장밋빛으로 물들였던 분할 상장의 명분은 지금에 와서 철저한 오판이었음이 드러났다. 
 
폭락한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기계적 합병비율 탓에 쪼그라든 기업가치와 막대한 손실은 오롯이 소액주주들에게 전가됐다. 회사 측은 “시장가격에 따른 합리적인 산정”이라고 항변하지만, 법적으로 흠결이 없다는 핑계가 투자자들의 씁쓸함과 박탈감마저 덮어주지는 못한다.
 
업황의 극심한 침체를 고려하면 모회사 편입이 사업 정상화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동아줄일 수는 있다. 하지만 과거의 화려했던 청사진이 왜 빗나갔는지, 그 틀린 판단으로 인해 발생한 투자자의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는 한, 기업이 부르짖는 ‘주주가치 제고’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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