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올해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가 29만개 넘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1분기 1만5000개까지 쪼그라들었던 증가 폭이 2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얼어붙었던 고용시장에도 조금씩 회복의 기미가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지난 6월 30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진열된 EBS 교재.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숫자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자리 증가가 모든 연령과 산업에서 고르게 나타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체 제조업 일자리는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 관련 업종은 소폭 늘었습니다. 또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반면 건설업은 5만개 넘게 감소했습니다. 특히 20대 이하 일자리는 7만6000개 줄어 1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고용 회복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최근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보면 하나의 방향은 비교적 분명해 보입니다. 청년 일자리 대책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과 선호 분야의 일자리를 늘리고, 산업 경쟁력을 높여 성장과 고용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것입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 정책 역량과 재원을 집중하는 것은 충분히 필요한 접근입니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한 번쯤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AI와 반도체, 첨단산업에 관심을 갖고 관련 역량을 쌓는 청년들이 있는 반면, 모든 청년이 같은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의 인사·기획·마케팅·홍보·회계·법무 등 다양한 직무를 희망하거나 금융·서비스·교육·문화 등 다른 분야에서 자신의 경력을 쌓으려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문과'라는 범주로 묶이는 인력이라고 해서 산업의 성장과 무관한 존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문과 계열의 취업난을 단순히 정책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의 역량이 달라지고 있고, 디지털 전환과 AI 확산 역시 기존 직무의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청년 구직자들이 산업 변화에 맞춰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갖추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정책의 시선이 지나치게 성장산업에만 맞춰질 경우, 산업 전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기회를 얻기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남습니다. 특히 20대 일자리가 14분기째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산업이 성장하는가'뿐 아니라 '어떤 청년이 그 성장에 참여할 수 있는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자리 정책의 목표를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데 둘 수는 없습니다. 임금 수준이나 근무환경, 복지 등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직무와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지를 넓히는 것 역시 청년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부가 AI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동시에 기존 산업과 직무에서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할지도 함께 고민했으면 합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분야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도 필요할 것입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