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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은 월 얼마짜리인가요?
입력 : 2026-08-25 오후 2:26:49
(이미지=ChatGPT)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잘못 눌러서 얼떨결에 시즌 1이 아닌 시즌 7의 1화부터 봤는데요. 매화 다른 이야기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생각보다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제가 본 'Common People'의 주인공 아만다는 뇌 손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남편 마이크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리버마인드'라는 의료 기술을 선택합니다. 뇌 기능을 대신해주는 서비스인데, 일회성이 아니라 월 구독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월 300달러면 아내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결제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넓은 서비스 범위와 나은 기능을 이유로 요금은 계속 올라갑니다. 낮은 요금제를 사용하면 아만다의 수면 시간이 길어지고, 급기야 대화 도중 광고까지 말해 정상 생활이 어려워집니다.
 
마이크는 아내와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가학적인 방송으로 돈을 벌어 요금제를 계속 올립니다. 그러나 상위 요금제를 결제하면 그 위의 요금제가 또 등장합니다.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려면 끝없이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구조입니다.
 
생명과 요금제를 연결 지은 설정이 극단적이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묘하게 익숙했습니다.
 
저만해도 수많은 것을 구독하고 있는데요. 음악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물론 클라우드 용량, 생성형 인공지능(AI), 이모티콘, 심지어 즉석밥까지 구독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없어도 되는 편의 서비스였지만, 어느 순간 일상과 업무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정말 해지할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생각해 봤습니다. 막상 떠올려보니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구독경제의 무서운 점은 매달 돈을 낸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한번 의존하기 시작하면 '해지할 자유'까지 줄어든다는 데 있습니다.
 
Common People 속 아만다도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 돈을 내는 것이 아니었는데요. 그저 이전과 같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뿐인데도 계속해서 더 많은 돈을 내야 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됩니다.
 
편리함 때문에 시작한 서비스가 필수품이 된 순간 가격을 결정할 힘은 점점 서비스 제공자에게 넘어갑니다. 이미 편리함을 맛본 이용자는 어쩔 수 없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되죠.
 
앞으로는 무엇을 구독하느냐보다, 무엇까지 구독하지 않고 살 수 있느냐일지도 모릅니다.
 
처음에는 편리함을 사는 일이었지만 우리의 일상이 하나씩 월정액으로 바뀌고 있다면 한 번쯤 계산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일상은 월 얼마짜리인가요?
전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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